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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시아 최고센터 희망이 자란다.
고려대 이종현(206cm). 한국농구의 미래다. 경복고 시절부터 괴물 센터로 이름을 드날렸다. 그를 데려가려고 대학들의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했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대학에서도 입증하고 있다. 1학년인데도 대학 무대 골밑을 접수했다. 더 이상 국내에서의 검증은 무의미하다. 2012년. 고교생 신분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돼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참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종현은 경복고 시절부터 꾸준히 청소년 레벨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아시아, 세계 청소년 선수권을 통해 국제적으로 경험을 쌓고 있다. 그런 이종현에게 이번 동아시아농구선수권 대표선발은 남다르다. 상무와 대학 선수가 주축이 된 1.5군 대표팀이지만, 성인대표팀에서 처음으로 주축 멤버로 뛰게 됐기 때문이다.
이종현은 이번 대회서 왕저린(214cm)이란 중국 최고 유망주 센터와 맞붙게 된다. 두 사람은 똑같이 만 19세 동갑내기. 한국과 중국은 결승전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두 사람은 지난해 아시아 청소년 대회서 두 차례 붙었다. 이종현의 판정패. 사실 왕저린은 이미 프로에 뛰어든, 제2의 야오밍이라 불리는 센터다. 지난해 푸젠성에서 주전으로 뛰며 평균 20.3점을 기록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이종현은 왕저린을 이번 대회서 반드시 뛰어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선 한국의 우승은 쉽지 않다. 16일 두 사람은 일본, 홍콩전서 나란히 첫 선을 보였다. 이종현은 9점 4리바운드, 왕저린은 17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긴 시간 뛰지 않았고, 상대가 강하지 않았기에 100% 경기력을 쏟아낸 건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아시아 최고 센터로 클만한 자질이 보였다. 일각에선 아직 두 사람이 잠재력을 모두 드러내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그만큼 경기를 치를수록 더 기대를 갖게 하는 존재들이다.
이종현은 107kg이 나간다. 사실 웨이트가 썩 강하지 않다. 그래도 기본기는 확실하게 갖췄다는 평가. 수준급 풋워크와 포스트업 위력에 블록슛 능력과 피딩 능력도 있다. 다만, 그는 그동안 홀로 받아먹는 농구에 익숙했다. 소속팀에서 파워포워드 이승현과 호흡을 맞추고 있으나 정통 더블 포스트 체제 속에서의 플레이 숙련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는 “몸으로 부딪히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수비할 때는 편하다. 뒤에 종규 형이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최부영 감독은 이번 대회서 유기적인 호흡이 중요한 더블 포스트를 사실상 배제하고 이종현과 김종규를 번갈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이종현과 왕저린이 1대1로 맞붙는 장면을 결승전서 볼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을 넘어 우승하려면 이종현과 김종규를 동시에 투입해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종현이 남은 예선 2경기와 준결승전까지 김종규와의 호흡을 잘 맞춰가는 게 중요한 이유다.
왕저린이 홍콩전서 보여준 기량도 간과할 수 없었다. 23분간 17점을 넣을 정도로 확실히 파괴력이 있었다. 운동능력을 활용한 득점보단 동료와의 유기적 호흡에 의한 받아먹는 골밑 득점이 돋보였다. 센터에게 필요한 기본기는 확실히 갖추고 있었다. 또 무엇보다 키가 이종현보다 7cm가 크다. 블록슛 등 타점이 필요한 플레이에선 이종현이 경계를 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왕저린의 기량이 그리 대단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었다. 홍콩 감독은 왕저린이 아직 더 성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부 국내 농구인도 이종현이 좀 더 기량을 연마할 경우 충분히 왕저린을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결국 결승전 뚜껑이 열려야 할 것 같다. 만 19세 동갑내기 유망주 센터가 알 껍질 깨고 나온다. 아시아 최고 센터 유망주 자리를 놓고 자존심 싸움이 본격화됐다. 이종현에겐 일종의 리벤지 무대다.
[이종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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