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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엄정화는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993년 1월 22일 개봉한 영화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로 데뷔, 20년 동안 배우와 가수의 영역을 오가며 팔방미인 매력을 발산했다.
이런 엄정화가 영화 '몽타주'(감독 정근섭)을 통해 자신의 연기력을 마음껏 뽐냈다. 미혼인 그는 15년 전 딸을 잃은 하경 역으로 분해 한 어머니의 모성애를 절절하게 그려냈다. 이에 '몽타주'에서 하경의 사건을 담당한 형사 청호 역을 맡은 김상경이 "(엄정화에게) 올해 연기상을 안 주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라고 강력히 의견을 피력했을 정도다.
상대배우 김상경 뿐 아니다. 엄정화의 연기를 본 많은 이들이 엄정화의 연기에 호평을 보냈다. 소위 말하는 영화제용 영화에 출연한다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것도 허황된 일이 아닐 듯하다.
엄정화는 인터뷰 중 최근 개막된 칸 국제영화제가 언급되자 "꿈이에요"라며 "감히 상상할 수 없지만 꿈을 가지고 있으면 이뤄진다고 하니까"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런 약한소리에도 불구하고 '몽타주' 속 엄정화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먼 훗날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럼에도 엄정화 스스로는 아직도 연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또 힘들면서도 행복과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연기는 매번 어떠한 역할이든 어려운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꿈이 영화배우, 가수였다. 지금까지도 가끔 촬영장에서 기다리고,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대사나 장면을 고민한다던지 하는 일들이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그 자체가 좋다. 올해 20년째기는 한데, 갈망했던 일을 하는 게 매번 그 자체가 좋은 것 같다. '촬영을 들어가는 구나', '또 다른 작품을 하나 하는 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런 감정이 왜 갑자기 드는지 모르겠지만 VIP시사회가 끝나고 무대인사를 할 때도 '또 한 작품을 했구나. 나한테 또 작품이 들어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감격스럽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요즘에 그런다. 참 감사한 것 같다. 오랫동안 작품을 했는데 계속 작품이 주어진다는 게 힘이 된다. 나 스스로 나쁘지 않게 잘 해왔다는 의미도 된다. 요즘 같은 이 시간에 스스로를 돌아보면 힘들고 외롭고 막막할 때도 있었지만, 매번 이런 힘들로 여기까지 왔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엄정화에게 '몽타주' 언론시사회 때 빈 영화관에서 쉬던 일은 더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왔다. 전일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촬영 때문에 몸이 피로했었고, 잠시 짬이 나는 시간 동안 관객석에서 잠시 눈을 붙이던 시간이 그동안의 추억과 더해져 더욱 각별한 시간으로 여겨졌기 때문.
엄정화는 "관객석에서 쪼그리고 자는데 뭉클하더라. '내가 극장에서 잠을 잘 수 있는 배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극장에서 누가 자 볼 수 있을까, 그런 것들이 크게 와 닿았다"고 밝혔다.
배우로서도 가수로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강력히 발산하는 엄정화는 앞으로 영화를 통해 관객과 다시 한 번 만날 예정이다.
배우 엄정화의 모성애가 폭발되는 영화 '몽타주'는 15년 전 유괴사건의 공소시효가 끝나자마자 동일한 수법의 사건이 발생, 범인으로 인해 딸과 손녀 그리고 인생을 빼앗겨버린 세 명의 피해자에게 찾아온 결정적 순간을 그린 영화다. 러닝타임 120분. 15세 이상 관람가.
[배우 엄정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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