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비밀' 성유리, 연기력 논란 없는 배우 되기까지

[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배우 성유리가 연기력 논란 꼬리표를 완전히 뗐다.

성유리는 SBS 주말드라마 '출생의 비밀'(극본 김규완 연출 김종혁)에서 해리성 기억장애을 겪고 있는 정이현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정이현은 홍경두(유준상)와 사이에서 딸 홍해듬(갈소원)을 낳았지만 해리성 기억장애로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인물이다.

이번 작품에서 성유리는 정이현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동안 꾸준히 다져온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보이는 모든 것을 기억하는 이현의 독특한 캐릭터에 자신이 버린 어린 딸에 대한 모성애까지 복잡한 감정들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성유리는 처음부터 좋은 연기로 호평 받았던 배우는 아니었다. 첫 주연작인 드라마 '천년지애'에서 부여주 역을 맡아 출연했으나 어색한 발음과 시선 처리로 연기력 논란을 일으켰다. '나는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다'라는 그의 대사는 조롱거리가 될 정도로 대중들의 뇌리에 깊게 박혀있었고 이후 그가 출연하는 대부분의 작품에는 연기력 논란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붙어다녔다.

성유리는 이 같은 연기력 논란을 조금씩 타파해갔다. '천년지애' 속 부여주처럼 강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 대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캐릭터를 선택했다. 드라마 '어느 멋진 날', '황태자의 첫사랑', '눈의 여왕' 등에서 그는 자기 나이 또래의 씩씩하고 발랄한 여주인공 역할을 주로 맡았다. 스스로의 이미지에 맞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것들에 충실하며 천천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연기력 논란을 가진 걸그룹 핑클의 멤버가 아닌 배우 성유리로 조금씩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또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저예산 독립영화인 영화 '토끼와 리저드', '누나' 등에 노개런티로 출연하며 배우로서 새로운 영역에 대한 가능성을 넓혀나갔다.

성유리는 최근작인 '로맨스타운', '신들의 만찬'에 이르러서 안정적인 연기로 드라마 속에서 제값을 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또 현재 출연중인 '출생의 비밀'에서는 모성애를 가진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연기해내며 호평 받고 있다.

배우로서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영리하고 성실한 태도로 자신을 향한 연기력 논란 꼬리표를 떼어내버린 성유리가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생의 비밀'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성유리.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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