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들이 다시 돌아올까.
프로농구 10개구단이 지난달 31일 기존 외국인선수와의 재계약 협상을 마무리했다. 여느 해보다 많은 외국인선수가 재계약을 맺었다. 디펜딩챔피언 울산 모비스는 리카르도 라틀리프, 로드 벤슨 모두 재계약에 성공했다. 서울 SK도 NBA 진출을 선언했던 에런 헤인즈를 붙잡았고, 코트니 심스마저 눌러 앉혔다. 고양 오리온스도 성실하고 꾸준한 리온 윌리엄스와 재계약을 했다.
여기까진 예상됐던 일. 정말 관심을 끈 인물들은 따로 있었다. 재계약과 재계약 포기의 갈림길에 놓여있던 선수들. 결과적으로 구단들은 ‘긴가민가’한 선수와는 모두 이별을 택했다.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일 수도 있고, 장점보단 단점이 부담스러워서 놓아준 것일 수도 있다. 재계약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결국 이별을 맞이한 3인방. 리카르도 포웰, 후안 파틸로, 제스퍼 존슨이다.
▲ 놓치기 아쉬웠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놓아줬다
전자랜드, KGC, KT 모두 좋은 선수들과 이별했다. 특히 전자랜드와 KGC는 포웰과 파틸로 모두 붙잡을 생각까지 했으나 놓아줬다는 후문. 전자랜드의 경우 포웰의 약한 수비력이 걸렸다. 걸출한 공격력을 갖고 있으나 기복도 있었다. 또한 포웰은 과거에 비하면 이타적인 마인드로 호평을 받았으나 좋은 파트너 문태종이 LG로 떠난 마당에 시너지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
KGC가 파틸로를 놓아준 이유는 명확하다. 너무 개인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이다. 수준급 공격력에 팬들의 환호성을 부르는 쇼맨십까지. 스타성이 너무나도 풍부하다. 하지만, 팀 분위기를 흐린 경우도 있었고 수비에서도 아쉬움이 있었다. 이상범 감독은 이런 파틸로를 어르고 달랬으나 결국 2시즌 연속 함께할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KT도 존슨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SK 시절 급격히 살이 불었으나 지난해 친정 KT에 살을 쪽 빼고 돌아온 존슨은 예전의 정교한 슈팅능력을 뽐냈으나 결국 붙잡지 않았다. 전창진 감독은 시즌내내 공격을 도맡아준 존슨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KT로선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팀의 전면적인 재정비가 필요했다.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한 농구인은 “이들이 만약 정통 빅맨으로서 그 정도 활약을 했다면 구단이 무조건 붙잡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스코어러 타입이다. 모비스의 우승을 보면서 골밑을 든든하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 마디로 대권 도전을 위해선 좋은 스코어러보단 좋은 빅맨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팬들 걱정 안 해도 된다. KBL 돌아올 수도 있다
이들은 이제 KBL에서 영영 다시 볼 수 없는 것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세 사람 모두 지난달 말에 마감된 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신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KBL이 추후 초청장을 보낼 선수를 선별한다. 결격사유가 있는 선수에겐 초청장을 보내지 않는다. 최근 5년간 NBA 혹은 유로리그 결선 경력이 있는 선수는 참가할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결격 사유가 없다. 이변이 없는 한 KBL은 이들을 최종 드래프트 명단에 넣을 것 같다. 이들이 실제 드래프트 현장에 나타나기만 하면 된다.
만약 이들이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미국 라스베거스에서 열리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에 참가하기만 한다면 설령 드래프트에서 지명이 되지 않더라도 시즌 중 대체선수로도 KBL에 컴백할 수 있다. 그러나 KBL의 초청장을 받고도 실제 트라이아웃 현장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해외 리그에 도전할 수도 있기 때문. 이럴 경우 대체선수로도 KBL에 돌아올 순 없다.
이들의 기량은 이미 검증이 끝난 상황이다.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장점을 보고 데려가는 구단이 나올 수 있다. 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포웰, 파틸로, 존슨 모두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든 KBL에 건강한 몸으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리그 판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포웰(위), 파틸로(중간), 존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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