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2% 부족한 복귀전이었다.
두산 개럿 올슨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과의 홈 경기서 3⅔이닝 67구 3피안타 3탈삼진 4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한국 데뷔 이후 4경기만에 첫 승에 도전했으나 또 다시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올슨은 국내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발투수 중 유일하게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올슨은 4월 12일 잠실 롯데전서 단 ⅔이닝만을 소화한 뒤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했다.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재활군에서 조심스럽게 재활에 이어 불펜, 하프, 실전 피칭 단계까지 밟는 데 1달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결국 시즌 개막 2달을 날려버리고 말았다. 그 사이 두산 마운드는 한없이 추락했다. 팀도 중위권으로 추락한 상황.
두산은 올슨의 복귀가 간절했다. 선발진 후미가 확실치 않은데다 불펜이 사실상 붕괴된 상황에서 확실한 선발요원이 1명이라도 간절했기 때문. 올슨은 이날 100%에 가까운 몸 상태로 1군에 올라온 듯했다. 1회부터 공을 힘차게 뿌렸다. 허벅지는 전혀 아프지 않은 듯했다. 하체를 충분히 활용하는 피칭이 돋보였다.
1회 김민우, 서건창, 이택근을 가볍게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2회와 3회는 박병호와 김민성에게 각각 볼넷과 안타를 내줬으나 후속타자인 강정호와 유한준에게 나란히 더블플레이, 더블아웃을 유도했다. 3회까지 9타자로 깔끔하게 끊어갔다.
4회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넥센 타자들과의 두번째 만남. 제구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민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후속 서건창에게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했으나 김민우만 아웃됐고 서건창은 1루에서 세이프가 됐다. 후속 이택근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1사 1,3루 위기. 결국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줘 만루. 강정호에게 3루방면 날카로운 타구를 맞았으나 라인드라이브 처리가 돼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이성열을 밀어내기 볼넷으로 내보내 1점을 내줬다. 김민성에게도 3B까지 몰린 끝에 1타점 좌전적시타를 내줬다. 결국 김진욱 감독은 임태훈을 마운드에 올렸다. 7-0에서 7-2가 됐으나 이대로는 불안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4연패 중이었던 터라 여유가 없었다. 임태훈은 유한준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하면서 올슨의 실점을 2점으로 막아냈다. 결국 두산은 초반 리드를 지켜내며 4연패를 끊었다.
그러나 경기결과와 관계없이 올슨의 이날 투구는 두산으로선 아쉬운 결과다. 3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으나 한 바퀴를 돈 4회에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건 선발투수로서의 이닝 소화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직구 22개를 뿌려 스트라이크가 9개밖에 되지 않았다. 최고구속도 142km로 위협적이진 않았다.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곁들였는데 투심이 오히려 143km까지 찍혔다. 변화구는 유인구가 많았는데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진 않았다. 전체 67구 중에서도 스트라이크가 34개였다는 건 제구력이 미흡했다는 방증.
올 시즌 세 차례 등판한 올슨은 아직 데이터가 적다. 대표성이 떨어진다. 그럴수록 두산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니퍼트 외엔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올슨이 좀 더 안정감을 보여줬어야 했다. 두산은 당분간 올슨을 좀 더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안이 없기도 하고, 아직 믿음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슨. 사진 = 잠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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