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개월이란 시간이 주어졌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이 3일 충북 진천선수촌에 집결한다. 유재학호의 본격적인 출항이다. 수 차례 국제대회 코치로 나섰던 이훈재 상무 감독, 지난해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이상범 KGC인삼공사 감독이 코치로 합류해 화려한 코칭스태프를 구축했다. 합숙에 돌입하는 16명의 선수 면면도 화려하다. 프로농구를 주름잡는 모비스 양동근, SK 김선형, KGC인삼공사 김태술 등을 비롯해 경희대 김종규, 고려대 이종현 등 대학농구를 주름잡는 스타가 이름을 올렸다.
최종엔트리 서바이벌이 시작된다. 국제대회 엔트리 정원은 12명. 16명 중 4명은 언젠가는 짐을 싸야 할 운명. 유재학 감독은 훈련 경과 및 선수들의 컨디션을 감안해 적당한 시점에 4명을 뺄 계획이다. 대표팀 중간 점검 대회인 7월 윌리엄존스컵서 4명을 추릴 가능성도 있다. 유 감독이 원하는 팀 농구에 적응하지 못하는 선수는 8월 아시아선수권이 열리는 필리핀에 갈 수 없다.
▲ 이종현 부상변수, 김선형-최부경도 추후 합류
이날 16인 모두 진천에 모이는 건 아니다. SK 김선형과 최부경은 LA에서 팀 훈련 중이다. 팀 훈련이 끝나는대로 합류한다. 더 좋지 않은 소식은 고려대 이종현의 코뼈 골절. 이종현은 지난달 31일 동국대와의 대학리그 경기 도중 코뼈를 다쳤다. 3일 수술을 받는 그는 당분간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 이종현은 어차피 27일부터 체코에서 열릴 19세 이하 세계청소년대회 참가 이후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부상과 관계없이 3일 진천에 올 계획은 없었다.
그러나 이종현이 수술을 받게 되면서 향후 행보가 안개 속에 들어갔다. 현 시점에선 청소년 대회에 불참할 가능성은 낮다. 어쨌든 이종현의 몸 관리 및 스케줄은 대표팀에도 중요한 부분이다. 청소년대표팀, 대한농구협회와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이종현 없는 한국 골밑은 상상하기 어렵다. 김주성과 이승준은 아무래도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 유재학 감독 특유의 끈끈한 농구이식, 3년전과 비교해보면
이번 대표팀 소집은 예년에 비하면 빠르다. 과거 대표팀 소집은 국제대회 1달 정도 전에서야 실시됐다. 이번엔 2개월이다. 1달이 더 주어졌다. 한 농구관계자는 “아쉬운대로 팀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했다. 훈련 장소도 태릉선수촌이 아닌 진천선수촌. 태릉선수촌 농구훈련장에 비해 진천선수촌은 시설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모로 훈련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유 감독이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사령탑을 맡았을 당시 대표팀은 6월에 소집됐다. NBA 전설의 명장 래니 윌킨스를 기술고문으로 영입했고, 6월 미국으로 건너가 NBA 서머리그에 참가했다. 당시 유 감독은 김종규, 김선형 등 예비엔트리 멤버들을 미국에서 혹독하게 조련했다. 현재와 미래를 확실하게 붙잡았다. 결국 11월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5위, 2009년 아시아선수권 7위 수모를 털어냈다.
이번에도 유 감독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유 감독은 잘 알려진대로 꽉 짜인 조직농구를 추구한다. 모비스에서 선보인 촘촘한 조직 시스템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2달이라는 시간이 3년 전 5개월이란 시간보다 짧은데다 이번엔 해외전지훈련 계획도 없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할 상황. 유 감독은 특유의 조용한 카리스마로 대표팀을 다잡을 계획이다. 유 감독에게 또 한번 한국농구의 운명이 달렸다.
▲ 최종엔트리 탈락자 4명은 누구? 이승준-문태영 누굴 택할까
최종엔트리 탈락자 4명은 누구일까. 유 감독은 이름값에 구애받지 않는 팀 운영으로 유명하다. 아무리 몸 값 높고 비중 높은 선수라고 해도 자신의 농구에 들어오지 않는 선수는 가차없이 내친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각 팀에서 간판 선수라고 해도 유 감독 밑에선 철저히 팀원으로 녹아야 한다.
역시 가장 궁금한 부분은 역시 FIBA(국제농구연맹) 규정상 1명만 나설 수 있는 귀화혼혈선수. 일단 16명 명단엔 이승준과 문태영이 포함됐다. 둘 중 1명만 8월 아시아선수권에 나갈 수 있다. 유 감독은 3년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전태풍과 이승준을 놓고 결국 이승준을 선택했었다. 골밑 공격력을 극대화시킨 전략. 이번에도 결코 강하지 않은 골밑을 생각하면 이승준을 택할 수 있다. 그러나 모비스에서 1년간 데리고 있었던 문태영의 장, 단점을 파악한만큼 문태영을 택할 수도 있다. 유 감독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할 전망이다.
남자농구는 1998년 그리스 세계선수권 이후 단 한번도 올림픽, 세계농구월드컵 등 세계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유재학호에 8월 1일부터 11일까지 열릴 필리핀 마닐라 아시아선수권대회 상위 3위 입상이 절실하다. 중국과 중동세를 잠재우기 위해 준비된 2달이란 시간. 유재학호가 그 출발점에 섰다.
[유재학 감독(위), 이승준(가운데). 문태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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