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김경민기자]TV에서 해주는 외국영화 = ‘입과 말이 따로 노는 것’ – 2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의 코너 현대레알사전 중
도가 지나쳤다. 풍자가 아닌 명백한 성우라는 직업군에 대한 비하로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현대레알사전은 요즘 세태에 화제가 되는 현상에 대해서 명백한 판정을 내리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얻고 있는 코너다. 그런데 갑자기 이번 주에는 성우라는 직업군과 그들의 작업결과에 대해 평가절하를 하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개그프로그램이라는 특성상 정치 및 사회현상에 대한 풍자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왜 이 시점에 이 같은 성우 비하에 가까운 내용을 코너에 넣어야 했는지는 그 의도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현대레알사전에서 이 같은 내용을 한 것에 대해서 5일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 ‘쾌걸조로리의 대대대대모험’ 논란 때문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 애니메이션에는 ‘개콘’의 유명 개그맨인 정태호와 신보라가 동반 출연했다.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쾌걸조로리’는 6년간 성우 김정은와 류점희, 한신정씨가 맡아 ‘원작 이상의 더빙’이라는 평가를 얻어왔다. 그런데, 극장판 애니메이션에서는 이들 성우가 배제된 채 유명세에 힘입은 개그맨들이 주연을 맡았다. 김정은씨가 출연을 했지만 주인공이 아닌 악역이라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예고편 등을 통해 공개된 ‘쾌걸조로리’ 속 정태호와 신보라는 원작의 그것을 연상케 할 수 없을 정도의 결과물이었다. 특히 정태호는 ‘개콘’ 속 유행어를 그대로 애니메이션에 가지고 와 원작을 훼손했다.
기실 성우들은 여타 연예인들로 인해 자신이 애정을 쏟아 부은 캐릭터를 고스란히 잃어야 하는 일을 겪어왔다. 배우와 아이돌 가수, 최근에는 개그맨까지 유명세만 있다 하면 성우로 도전에 나선다.
그렇다면 제작사들은 왜 전문성우가 아닌 연예인을 투입할까? 실제로 한 애니메이션에 유명 개그맨을 성우로 투입해 극장에 배급한 관계자는 “국내에 인지도가 없는 해외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경우 연예인을 통해서 홍보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전문성우가 아닌 연예인을 투입하는 이유에 대해 밝혔다.
이번 논란에 대해 성우 구자형은 3일 자신의 블로그에 "그 일을 직접 하고 있는 관련자로서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라며 "전문적으로 이런 일을 '외국 영화 더빙(외화더빙)'이라고 하는데 외화 더빙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에 대한 직업적인 모욕일 수 밖에 없는 표현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관련작업을 하는 번역작가, 연출자, 연기자(성우), 엔지니어들이 우선 가치로 삼는 것 중의 제일 기본적인 것이 바로 '입 길이'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입 길이'에 대해 "전문적인 방송 더빙에서는 오히려 외국 영화의 음길이 보다 더 늦게 소리가 끝나도록 조정하기도 한다. 원래 외국어보다 말이 더 늦게 끝나기 때문이다. 인간의 눈과 사고가 오히려 그걸 자연스럽다고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런 기본을 완전히 부정하는 픽션(fiction)을 팩트(fact)로 개그를 하다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번 현대레알사전의 성우비하는 묵묵히 자신의 소임을 해온 ‘얼굴없는 연기자’들에 대한 명백한 비하다.
성우 비하 발언을 한 개그맨 박영진 또한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빨간 모자의 진실'의 시리즈의 더빙에 참여한 전력이 있다. 직접 성우를 하면서 그들의 고충과 어려움을 잠깐이나 접해봤던 그가 이런 소재를 썼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성우 비하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현대 레알사전’, 논란의 중심에 선 쾌걸 조로리.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캡쳐. 배급사 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