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세호 기자] 롯데의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올시즌 전까지 롯데는 주전들의 입지가 굳은 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선발 라인업 대부분이 20대 젊은 선수들로 구성됐다.
롯데의 세대교체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시작은 지난해 FA 자격으로 팀을 떠난 홍성흔과 김주찬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었다. 거기에 시즌 중 부상 선수들까지 속출했다. 2루수 조성환과 유격수 박기혁, 지명타자 장성호 등의 부상으로 내야진 수혈이 불가피했다.
거포 홍성흔과 외야수 겸 테이블세터 김주찬을 대신한 것은 각각 김대우와 김문호였다. 거기에 2루수 정훈과 유격수 신본기가 새로운 키스톤 콤비를 이뤘고, 초반 슬럼프를 보였던 박종윤은 1루수로 꾸준히 기용되며 자신감을 회복하자 타격이 살아나고 있다. 김문호는 지난달 26일 넥센전에서 불의의 펜스 충돌로 부상을 입었으나 그러자 이승화의 활약이 이어졌다. 이제 82년생인 박종윤과 이승화가 선발 라인업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다.
의도하지 않았던 세대교체였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시즌 초반 투타 엇박자에 수비 불안까지 겹쳐 고전을 거듭했으나 5월 들어 젊은 선수들이 공수에서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4월까지 한화, NC를 제외하고 바닥을 기던 성적은 5월 23경기를 삼성, 넥센에 이은 승률 3위(13승1무9패)로 치르면서 상승세를 탔다. 지난 주말 삼성에 위닝시리즈를 거두면서 시즌 성적은 3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전력이 안정세를 보이자 김시진 감독은 기존 주전 선수들이 부상에서 회복했음에도 1군 복귀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은 분명 팀에 플러스 요인이다. 또 이들의 활약은 일시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겨울 전력 이탈이 심했던 롯데였지만 '위기는 곧 기회'다.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생겼고, 후보 선수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리며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문제는 요동치는 팀 성적이다. 상승세를 타는 듯했던 롯데는 4일 KIA전에서 실책과 아쉬운 주루플레이 남발로 자멸했다. 이는 기술적인 문제라기보다는 심리적인 원인이 컸다. 강민호는 실점 위기를 무리하게 막으려다 송구 실책을 범했고, 황재균과 손아섭은 득점 욕심이 지나쳐 오히려 찬스를 날리는 주루사를 당했다. 승리에 대한 과도한 부담감이 화를 불렀다.
롯데는 올시즌이 그 어느때보다 변화가 심한 시기다. 사령탑을 비롯한 새로운 코칭스태프가 팀을 이끌고, 1군 선수단 구성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이전까지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선수들도 기회를 잡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변화에는 어느정도 과도기가 따르기 마련이다. 기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물론 이는 최소화해야 마땅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정신적인 압박과 일희일비하는 모습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지금 롯데에 필요한 건 경기 내에서 자신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한 평정심이 아닐까.
[롯데 김대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세호 기자 fa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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