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일본유신회 가두연설, 하시모토·이시하라 문제발언 릴레이
일본 유신회가 국내외 비판에도, 역사인식에 대한 견해를 바꾸지 않고 강행돌파에 나서고 있다.
6일 오후 3시 30분, 도쿄 시부야 역 하치코 동상 앞 광장에서 하시모토 도루·이시하라 신타로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의 가두연설이 열렸다. 가두연설 현장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려와 있었다.
하시모토 공동대표의 "전쟁 당시 위안부는 필요했다", "미군 사령관에 일본 성매매 업소를 이용해달라고 권유했다"는 발언 이후 일본 유신회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일본유신회는 이번 가두연설 스케줄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고 한다. 현장에 나와있던 일본 기자는 "초조함 때문인지, 최근 일본유신회가 언론 플레이에 열중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날 차가 막혀 하시모토 도루 공동대표가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고, 이시하라 공동대표가 먼저 연설에 임했다.
그는 연설에서 고노 담화가 일본에 망신을 주고 있다며 자민당에 그 책임을 돌렸다.
고노 담화는 고노 요헤이 일본 관방장관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연행 사실을 인정한 담화다. 이시하라는 "세계2차대전 당시 성매매 알선인이 많았다. 성매매 알선인이 위안부를 모집했고, 가난한 사람들이 이에 응모했다. 이는 역사적 사실이다. 성매매 알선인이 한 일(인신매매)을 일본 정부가 했다고 하는 고노 담화 때문에 일본이 망신당하고 있다. 국가권력이 설마 이런 바보 같은 일을 했겠나. 성매매 알선인이 했지"라며 고노담화의 내용을 부정했다.
또한, 교전권을 금하는 일본 헌법9조의 개헌을 주장했다. 그는 "일본 동포 삼백여명이 북한에 의해 납치당하고 살해당했다. 이들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헌법 9조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일본 관중들에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늦게 도착한 하시모토 도루 공동대표가 연설에 나섰다.
그가 마이크를 잡자 여성들을 중심으로 일부 관중들이 등을 돌리고 가두연설 현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수는 아니었으나 하시모토의 발언 여파를 엿볼 수 있었다. 실제로, 하시모토의 발언에 대해 일본 여성 80% 이상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논란 이후 처음 나선 가두연설이었기 때문에 하시모토는 관중들에 사죄한 뒤 그간 논란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하시모토는 또다시 자신의 발언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며 긴 해명에 나섰다.
그는 자신이 결코 위안부 제도를 긍정한 적도, 인정한 적도 없다면서도 일본만이 국제적인 비난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위안부 제도 이용은 잘못됐다. 이를 정당화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세계 각국 군 어느 군도, 병사도 전쟁 당시 여성을 이용했다"며 물타기에 나섰다.
그는 "프랑스, 영국, 미국군도 했다. 특히 그 '한국군'도 전쟁 당시 여성을 이용했다"며 유난히 한국을 강조했다. 한국이 일본과 위안부 문제로 큰 갈등을 겪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그는 "일본에 대한 비난도 좋지만, 일본이 한일만 강조하고 일본만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명 발언 말미에 "과거를 직시하지 않으면, 미래를 바로 볼 수 없다. 당신들(해외 각국)도 과거를 제대로 봐라"고 발언해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그는 해명이 끝난 뒤, 곧바로 자민당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 비판에 나섰다. 자민당과의 차별화에 나선 것이다. 약 10분간에 걸쳐 연설한 뒤 무대에서 내려왔다.
이날 일본유신회의 시부야 가두연설은 약 50여 분에 걸쳐 진행됐으며, 연설 마지막에는 일본 레슬링계의 유명인사 안토니오 이노키가 등장했다. 그는 올해 7월 열리는 참의원 선거에서 일본 유신회 비례대표로 출마한다.
이지호 기자
곽소영 기자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