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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득점 지원은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휴식까지 못 취한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몬스터' 류현진(LA 다저스)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 프로야구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7⅔이닝 6피안타 6탈삼진 1사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방어율)은 2.89에서 2.72까지 낮췄다.
투수와 야수는 다른 곳에 있으면서도 서로 돕는다. 특히 투수는 야수진의 활약에 따라 자신의 희비도 엇갈릴 수 있다. 수비 도움을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에 따라 실점이 늘어날수도 줄어들 수도 있으며 타선 지원 여부에 따라 승리투수 여부도 갈린다.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투수는 타자들이 어느 정도의 시간동안 공격을 펼치느냐에 따라 이닝 사이 휴식 정도가 달라진다. 같은 컨디션이라 하더라도 얼마나 휴식을 취하고 다시 마운드에 오르느냐에 따라 투구 결과는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날 류현진은 최악의 상황에서 투구를 펼쳐야 했다. 심판의 까다로운 스트라이크존은 차치하더라도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계속 마운드에 올라야 했던 것. 이날 다저스 타선은 상대 선발로 나선 기교파 폴 마홀름을 상대로 빠른 승부를 펼쳤다.
5회까지 세 명의 타자가 초구에 아웃됐다. 초구에 끝난 것은 절대적인 숫자로 많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타자의 승부가 빨리 끝났다. 덕분에 마홀름은 4회 7개, 5회 8개 등 5회까지 단 52개의 공만을 던졌다. 그리고 병살타 3개가 나오며 류현진의 휴식 시간은 더욱 짧아졌다.
3회와 4회 사이가 단적인 예다. 류현진은 3회말 1사 후 타석에 들어서 마홀름과 7구까지 승부를 펼친 끝에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이제 한숨 돌릴 시간. 하지만 다음타자로 나선 야시엘 푸이그가 초구에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나며 쉴 시간이 전혀 없이 다시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경기 후반이 돼서야 상황이 달라졌다. 6회말 2사 이후 등장한 푸이그는 류현진이 휴식을 취할 시간을 주기 위해 느긋하게 타석에 들어서고 초구에 번트 동작을 취하며 공을 한 개 보냈다. 여기에 동점 홈런까지 터뜨리며 지난 타석에서의 아쉬움을 모두 날렸다. 또 한 번 메이저리거로서 성장한 것.
이렇듯 푸이그는 나중에라도 도움을 줬지만 다른 타자들의 경우 타선 지원은 물론이고 타석에서의 모습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그동안 류현진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타선 지원을 많이 받은 편이었다. 때문에 이날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것은 '그럴 수도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내내 이어진 빠른 승부는 류현진에게 더욱 큰 어려움을 줬다. 이날만큼은 '타선이 안티'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다저스 타선이었다.
[류현진.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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