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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두선 기자] 지난 2일, 서울서부지검 부정식품사범 합동단속반은 등심 함량을 허위 표시해 판매한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로 제조업체 대표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중 정형돈의 '도니도니 돈가스'가 포함돼 있었다. 포장지에 표시된 등심 함량 약 162g이 아닌 135g의 등심을 적용해 수십억 원의 이득을 챙겼다는 혐의다.
검찰 발표 후 여론은 사건의 책임자로 정형돈을 거론하지 않았다. 해당 업체 측에서는 제조 과정을 고려하지 않은 검찰의 검사 방식이 잘못됐다고 반발했다. 무엇보다 아직 혐의일 뿐이었고, 설사 함량을 속여 판매했다고 하더라고 정형돈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형돈의 말 한마디로 책임공방의 추가 정형돈에게 넘어왔다. 11일 오후 서울 압구정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케이블채널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100회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 시발점이 됐다.
"그 부분은 회사와 이야기를 해달라."
정형돈은 당시 함량 미달 논란이 불거진 돈가스 업체와 관련한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 말은 정형돈이 이번 사건을 회피하는 것처럼 비쳐졌고 '정형돈 책임론'으로 발전했다. 정형돈이 직접 제품 홍보에 참여했고, 대다수 소비자는 정형돈을 보고 제품을 구입했으니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형돈은 모델일 뿐 제조 과정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고, 아직 혐의가 입증된 것도 아니니 사과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했다.
통상적으로 봤을 때 정형돈의 발언은 책임 회피가 아닌 '주간 아이돌'에 대한 배려로 보는 것이 옳다. 사회적으로 논란을 빚은 연예인은 그 경중을 떠나 공식석상에서 질문을 받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해당 행사는 해명의 장으로 변질된다. 정형돈은 모르쇠로 일관했다기보다 함께 출연한 출연자, 프로그램 관계자에 대한 배려때문에 답변을 피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정형돈은 무엇을 사과해야 할까. 그가 사과해야 할 대상은 분명하다. 정형돈의 친근한 이미지를 보고 돈가스를 구매한 소비자, 그를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사과는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 잘못을 인정하는 차원의 사과가 아니라 정형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졌을 마음속 걱정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전할 책임은 있다는 것이다.
정형돈은 국민 예능프로그램으로 불리는 MBC '무한도전' 멤버로 큰 인기를 얻었다. 그동안 방송을 통해 보여준 이미지는 바르고 친근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정형돈을 보고 돈가스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울 것이고 팬들 역시 설마하며 정형돈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형돈이 잘잘못을 떠나 이들에게 도의적 사과를 해야함은 명백하다.
정형돈의 사과는 아직 늦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논란은 증폭되고 정형돈에 대한 실망감도 커질 것이다. 침묵은 금이 아니다. 사안의 진위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지만 그를 사랑하는 팬들, 그를 믿고 돈가스를 샀던 사람들이 받았을 혼란과 실망감은 명백하다. 정형돈으로 집중된 대중의 눈은 정형돈에게 사건의 원인과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정형돈의 모습을 원할 뿐이다.
[책임회피 논란에 휩싸인 정형돈(위), 정형돈의 '도니도니 돈가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도니도니몰닷컴' 캡처]
최두선 기자 su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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