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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6승 2패 평균자책점 2.85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류현진은 13경기에 등판해 매 경기 5이닝 이상 소화하며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 메이저리그 통산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한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류현진의 활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박찬호는 18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류현진의 활약에 대해 언급을 했다.
박찬호는 "(류)현진이가 잘 던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잘 치고 있다"고 평하면서 "지금이 다가 아니다. 현진이는 지금 긴 여행을 떠난 것이다"고 조언했다.
이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다. 박찬호는 "예전에 나에게 샌디 쿠팩스가 사진에 메세지를 써준 게 있다. 사진에 '너는 지금 긴 여행을 가고 있는 중이다'는 메세지를 남겼다"고 밝히면서 "나는 나중에 느꼈다. 오랜 기간을 보고 하나 하나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의 경기, 올 시즌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현진이에게 해주고 싶다"는 메세지를 건넸다.
박찬호는 거꾸로 류현진을 보면서 자신감을 얻는다고 한다. "현진이를 보면서 선수 생활에 대한 그리움과 절박했던 기억이 난다"는 박찬호는 "내가 선수할 때는 느끼지 못하는 게 많았다"면서 "류현진 부모님께서 관중석에서 일어나 박수치고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부모님도 그랬겠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힘들 때는 팬들이 귀찮을 때도 있었고 도망을 가기도 했다. 대인기피증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팬들로부터 에너지가 모여있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현진이가 첫 해부터 이런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나에게 당당함을 주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자신감도 준다. 그런 사랑을 받은 나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후배' 류현진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걷는 과정을 보면서 자신이 선수 생활을 할 때 미처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깨달은 그는 이를 통해 새로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선구자' 박찬호와 선구자의 길을 따라 가고 있는 류현진. 역사를 일군 자와 역사를 창조하는 자의 인연이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前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18일 오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박찬호 자전에세이 '끝이 있어야 시작도 있다'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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