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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또 전국구 괴물본능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벌써 4경기 연속 승리 사냥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경기서 6⅔이닝 8피안타 2탈삼진 4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7승에 또 실패했다.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 이후 약 1달간 승리가 없다. 평균자책점을 2.96에서 2.85로 낮춘 건 수확이지만, 승리행진에 제동이 걸린 건 아쉽다.
이날 대표적인 두 가지 수확이 있다. 하나는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잘 발휘했다는 점이다. 이날 류현진은 8개의 안타와 4명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단 1실점했다. 삼진도 단 2개밖에 잡지 못했다. 그것도 투수 매디슨 범가너에게만 잡아낸 기록. 결국 12명의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을 최소화한 건 류현진 특유의 범타 처리 능력이 돋보였다. 류현진이 사랑받는 이유.
더 중요한 건 전국 중계서 강세를 보였다는 점. 류현진은 지난 5월 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서 첫 전국 중계를 탔었다. 당시 ESPN이 미국 전역에 중계를 했다. 6이닝 8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엔 미국 언론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그러나 1달하고도 20일이 지난 이날 경기서 똑같이 8개의 안타를 내주고도 1실점으로 막아냈다. 미국 전역에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이 전파를 타며 미국 야구 팬들에게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줬다.
류현진의 6승,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완봉승이었던 5월 29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도 ESPN을 통해 중계됐다. 메모리얼 데이를 맞이해 확실하게 특수를 탔다. 그 경기 이후 미국 언론과 팬들이 류현진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류현진이 동양인 풋내기 투수가 아니라 진짜 믿고 맡길 수 있는 듬직한 3선발이라는 인식이 심어졌다.
그리고 이날 경기가 바로 세 번째 미국 전역 중계. 이날 역시 ESPN이 생중계로 방송을 제작했다. 1달 전 완봉승의 여운은 희미해졌으나 이날도 류현진은 잘 던졌다. 샌프란시스코에 조금 약한 모습도 특유의 위기관리능력 과시로 어느 정도 만회했다. 이만하면 류현진이 전국중계서 강한 투수로 분류해도 무방할 것 같다.
전국 중계방송에서의 호투. 공식 통계기록으로 잡히는 건 없다. 하지만, 부가적인 이익은 엄청나다. 과거 박찬호도 미국 전역 중계 경기서 인상깊은 모습을 남겼다. 미국 전역중계를 통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관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미디어의 힘이란 생각보다 파급력이 대단하다.
사실 류현진은 한화에서도 타선 지원 불발로 속을 많이 끊였다. 하지만, 의연하게 대처하는 강심장이 단연 돋보였다. 그 강심장 기질은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도 여전하다. 미국 전역 중계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메이저리그 롱런을 노리는 류현진으로선 나쁠 게 전혀 없다. 전국구 스타로 가는 길 역시 전국 생중계에서의 호투다. 완봉승만큼 눈에 띄는 기록은 아니었으나 이날 위기관리능력 과시도 분명히 의미가 있다. 류현진이 미국 전국구 괴물로 나아갈 발판을 조금씩 다지고 있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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