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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쯤 되면 비상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의 7승 도전이 또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홈 경기서 선발 등판해 6⅔이닝 8피안타 2탈삼진 4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승리를 거뒀으나 타선이 류현진이 강판된 뒤 터지면서 류현진은 또 다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와의 직전 맞대결 2경기서 4안타 4타점을 허용한 헌터 펜스에게 이날도 2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이걸 제외하곤 이날 류현진 투구 내용에 흠을 잡을 부분은 단 하나도 없었다. 범가너에게 잡아낸 삼진 2개를 제외하곤 만루 상황 두 차례에서 연이어 범타로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108개의 투구 중 직구가 63개, 체인지업이 19개, 슬라이더가 16개, 커브가 6개였다. 직구를 적극적으로 몸쪽으로 승부했다. 경기 중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사용빈도를 높이면서 범타를 이끌어냈다.
문제는 류현진이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류현진의 6승은 지난 5월 29일 LA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였다. 당시 ESPN 전국중계서 완봉승을 따내며 미국에서의 인지도를 엄청나게 높였다. 하지만, 이후 1달이 다 돼가는 데 1승도 건지지 못하고 있다. 8일 애틀란타전서 7⅔이닝 6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으나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13일 애리조나전서도 6이닝 11피안타 3실점, 20일 뉴욕 양키스전서도 6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이날까지 4경기 연속 무승.
13일 경기서는 피안타 자체가 많았다. 류현진도 3점을 지원받았으니 아쉬운 경기. 그러나 20일 경기선 다저스 타선이 류현진을 화끈하게 지원하지 못했다. 물론 류현진도 패전투수가 돼 아쉬움은 있었지만 말이다. 8일 애틀란타전서도 특급피칭을 했으나 역시 타선 지원이 아쉬웠다. 이날도 류현진이 내려가자 푸이그가 역전 결승타를 뽑아냈다. 타선과의 궁합이 썩 잘 맞지 않는다.
사실 다저스 타선이 많이 답답하다. 불펜이 허약한 상황에서 지지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이는 결정적인 원인이다. 몇몇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있어 화력이 약해진 건 맞다. 하지만, 기본적인 진루타 및 출루능력에선 좋은 점수를 받기가 힘들다. 이날도 경기 후반 타선이 터졌지만, 사실상 푸이그의 3안타 2타점 원맨쇼라고 봐야 한다. 이래서는 류현진이 안정적으로 야수들의 지원을 받기가 힘들다.
최근 미국 LA 언론에서 류현진의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 얘기가 잠잠해졌다. 류현진이 여전히 좋은 피칭을 하고 있는 건 맞지만, 가장 객관적으로 투수를 살펴볼 수 있는 기록인 승수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이 아무리 좋은 피칭을 하더라도 승수를 많이 쌓지 못하면 미국 언론,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받고 있는 관심도 언제 잠잠해질지 모른다. 류현진처럼 승운 없이도 호투하고 있는 투수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선 10승을 하지 못한다고 의심하진 않더라도 12~3승 이상 승수. 특급 투수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15승 돌파는 쉽지 않아 보인다.
류현진의 멘탈이 대단하다. 연이어 승리를 놓치고 있는데도 스스로 무너지는 경기가 없다. 등판할 때마다 꼬박꼬박 6이닝 이상씩을 소화해내고 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타자들을 완벽하게 봉쇄하진 못하더라도 슬라이더, 커브 등의 적절한 활용과 볼 스피드 향상으로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점점 더 키워나가고 있다. 류현진에게 지금 필요한 건 오직 승리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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