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5경기.
프로야구 상위권 순위다툼이 역대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7일 현재 선두 삼성과 5위 롯데의 게임차는 단 2.5게임. 무려 5팀이 2.5경기 안에서 붙어있다. 5위 롯데와 6위 두산이 3.5경기 차를 유지하고 있는 걸 보면 선두권 경쟁이 굉장히 빡빡하단 걸 알 수 있다. 정규시즌이 반환점에 도달하기 직전인데 4강 윤곽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올 시즌 9구단 NC의 가세로 승률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실로 드러났다. NC는 예상보다 좋은 경기내용을 선보이고 있으나 신생구단의 한계는 분명하다. 22승 37패 3무로 승률 0.373. 예전 신생팀들과 비슷한 승률. 여기에 최하위 한화가 18승 43패 1무로 승률 0.295에 불과하다.
▲ 무너질 위기에 처한 5할4강-6할KS 법칙
1989년 단일리그 재편 이후 5할 승률 팀이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시즌은 1993년 빙그레(0.500), 1995년 삼성(0.500), 2002년 두산(0.504), 2006년 두산(0.512) 2008년 한화(0.508)에 불과했다. 6할승률을 찍고도 한국시리즈에 직행하지 못한 팀은 2009년 SK(0.602)외엔 없었다. 그만큼 ‘5할=포스트시즌’, ‘6할=한국시리즈 직행’이라는 명제는 확고했다.
올 시즌엔 다를 조짐이다. 5할 이상인 팀 중 4위에 들지 못한 팀이 2팀이나 있다. 5위 롯데의 승률이 0.557, 6위 두산이 0.500. 역대 6위 팀이 5할을 찍은 시즌은 없다. 올해 포스트시즌 탈락 팀은 역대 최고승률 포스트시즌 탈락 팀인 2006년 두산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둘지도 모른다. 결국 이런 현상은 3할대와 2할대 승률 팀이 동시에 있는 현실에서 기인한 것. 마찬가지 논리로 6할대 초반 승률 팀도 한국시리즈 직행을 낙관할 수 없다.
실제 상위 5팀의 NC와 한화전 전적을 살펴보면 순위다툼에서 상당히 이익을 봤다. 선두 삼성이 35승 중 11승, 2위 넥센이 35승 중 9승, 3위 LG가 36승 중 10승, 4위 KIA가 33승 중 12승, 5위 롯데가 34승 중 10승을 두 팀을 상대로 거뒀다.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다. NC와 한화에 거둔 승리가 결국 5할 이상을 찍고 있는 원동력이 됐다.
▲ 5할 무너지면… 막대한 부담감
상위권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해당 팀들의 부담감도 막대해졌다. 프로야구 역사를 살펴보면 5할이 되지 않았는데도 4강에 진출한 팀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5할에서 미끄러질 경우 그대로 시즌을 망칠 가능성이 크다. 선두 삼성도 마찬가지다. 예년 같으면 0.603은 선두로서 출중한 승률임에도 올 시즌엔 2위 넥센에 단 1경기 앞선 살얼음 선두다.
이런 분위기는 상위권 팀들의 무리한 시즌 운용을 유도할 수도 있다. 더 치고 나가야 된다는 조바심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위권 팀 감독 모두 지금까지는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현장 감독 대부분 “30~35경기 남길 때가 승부처”라고 한다. 그러나 지금 상태로는 예년과 달리 일찍 승부를 거는 팀이 나올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그 승부수가 혹시 실패로 돌아간다면 데미지는 엄청날 전망. 시즌 판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야구관계자는 “결국 후반기가 시작되면 각 팀들의 눈치싸움도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 NC-한화가 순위다툼 캐스팅보트?
NC와 한화는 객관적인 전력과 4위와 떨어진 승차를 감안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은 사실상 쉽지 않은 분위기다. 두 팀은 시즌 후반 들어서는 상위권 순위싸움의 캐스팅보트가 될 전망. 지금도 두 팀을 상대하는 7개 구단은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두 팀과의 대결에 1~3선발투수를 집중시키는 전략은 흔하다. 그런데 NC가 시즌 초반에 비해 경기력이 확연히 좋아졌다. 한화도 최근 선수단 엔트리 대거 변동으로 분위기 반전을 예고한 상태다.
야구관계자들은 “NC가 상대하기 쉬운 팀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내젓는다. 승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극심한 상위권 경쟁 체제. 그 속에서 시즌 막판 NC와 한화에 연패라도 한다면 그 충격은 2배 이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올 시즌엔 고춧가루 뭇매가 더 매서울 수 있다는 의미다. 당장 26일 한화에 패배한 선두 삼성이 선두 유지에 위기를 느끼게 됐다. 승률 인플레이션이 낳은 치열한 상위권 순위다툼 풍경. 예년과 확실히 다르다.
[부산 사직구장(위), 잠실구장(가운데). 인천 문학구장(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