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느림의 미학이 4승이란 수확으로 이어졌다.
두산 유희관이 최저시속 75km짜리 커브를 던지고 직구 최고구속 135km를 구사한다는 걸 이제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희관은 이미 선발투수로서 두산 로테이션에 완벽하게 안착한 선수다. 문제는 승수였다. 유희관은 6월 2일 넥센전서 7이닝 3실점으로 3승을 챙긴 뒤 한달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특히 8일 대구 삼성전서는 7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도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20일 롯데전서도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26일 KIA전서 9안타를 맞긴 했으나 5⅓이닝 2실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3경기 연속 승패가 없었다. 유희관으로서도 슬슬 조급해질 수 있는 시점.
6일 잠실 삼성전은 그래서 의미가 있었다. 흔들리지 않았다. 1회 배영섭, 김상수, 최형우를 모두 외야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2회 선두 이승엽에게 우익선상 깊숙한 타구를 내줬으나 이승엽이 3루에서 아웃되면서 2루타 처리됐다. 박석민에게 실제로 좌중간 뚝 떨어지는 2루타를 내줬고 채태인을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 그러나 박한이와 이지영을 연이어 범타로 처리했다.
3회엔 조동찬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2루 도루자를 이끌어냈고 배영섭, 김상수 테이블 세터를 삼진과 범타로 돌려세웠다. 4회엔 1사 후 이승엽에게 우전안타, 2사 후 채태인을 중전안타로 내보냈다. 그러나 박한이를 내야 땅볼로 돌려세우는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줬다. 5회엔 이지영, 조동찬, 배영섭을 차례대로 처리하면서 삼자범퇴.
6회 첫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132km짜리 직구를 넣다 높게 제구 돼 비거리 110m짜리 솔로포를 맞았다. 그러나 이승엽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박석민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면서 추가실점을 막았다. 보통의 변화구 구속으로 던지는 직구가 빠른 볼로 보이게 한 효과. 더 느린 공을 던져 정확하게 제구를 하니 삼성 타자들이 제대로 공략을 하지 못했다.
유희관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선두 채태인을 2루 땅볼로, 박한이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한이를 상대할 때 134km짜리 직구로 처리했다. 대타 진갑용을 3루수 직선타로 처리하며 7회를 마무리 지었다. 8회 조동찬을 투수 땅볼로 잡아낸 뒤 오현택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7⅓이닝 107구 6피안타 3탈삼진 2볼넷 1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요건을 갖췄다.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내면서 마침내 시즌 4승째를 챙겼다. 이날 7⅓이닝 소화는 선발 최다 이닝 소화다. 유희관이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했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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