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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이하 '너목들')는 판타지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왜 현실적으로 느껴질까.
'너목들'은 다른 사람의 눈을 보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초능력 소년 박수하(이종석)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판타지 드라마다. 하지만 수하의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자체는 굉장히 현실적으로만 느껴진다.
이는 수하를 제외한 다른 인물들과 극의 상황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수하와 시종일관 붙어 다니는 장혜성(이보영) 캐릭터는 그동안 드라마 캐릭터 중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혜성은 자신의 직업인 국선전담변호사를 가난한 사람들의 대변인으로 생각하기보다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안정적인 직장으로 보는 속물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혜성이 속물스럽게만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그는 국선전담변호사로서 고성빈(김가은), 쌍둥이 등을 변호하면서 인간적인 고뇌와 의외의 따뜻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혜성이 착하거나 나쁜 이분법적 인물이 아닌 상황에 따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 입체적 인물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같은 혜성의 캐릭터는 극에 생동감과 현실성을 부여하고 있다.
또 법정이라는 배경 역시 극을 현실적으로 만들어주는 데 일조한다.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는 법정 싸움은 법률 국가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얼마나 많은 모순과 불합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죄가 없음에도 정황 때문에 유죄를 선고받을 뻔했던 고성빈의 사연이나 살인을 저지르고도 법망을 피해 무죄를 선고받으려 했던 쌍둥이 형제의 사연은 법이 가진 양면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또 혜성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무죄를 선고받은 민준국(정웅인)의 모습 역시 법이 가진 한계성을 끔찍할 정도로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너목들'은 여기에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수하라는 캐릭터를 넣어 시청자들에게 진실을 볼 수 있게 만든다. 시청자들은 수하의 초능력으로 인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고 이를 모르는 극중 인물들의 싸움을 지켜보며 법이 갖는 한계성을 더욱 실감하게 된다. 결국 판타지적인 인물이 극의 현실감을 더하는 데 일조하는 셈이다.
이처럼 현실적인 캐릭터와 현실적인 설정들이 바로 '너목들'이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판타지적인 인물을 내세우고도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드라마로 보여지는 이유일 것이다.
['너목들' 포스터. 사진 = SBS 제공]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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