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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백년의 유산' 속 제 연기요? 스스로 82점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82점'이라는 점수가 겸손으로 느껴질 만큼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 속 김철규를 연기한 배우 최원영(37)은 100점짜리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 2002년 영화 '색즉시공'으로 데뷔한 후 10년 만에 자신을 대표하는 캐릭터 김철규를 탄생시킨 최원영을 만났다. 극 중 김철규는 전처 민채원(유진)에게 "돌아오라" 외치며 한 없이 매달리는 철없고 찌질한 남자였지만, 어느새 최원영은 무게감 가득한 30대 후반의 남자 배우로 돌아와 있었다.
"작품을 하며 '백년의 유산'이 왜 인기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어요. 글쎄요. 우선은 작가님은 좋은 대본을 썼고, 감독님은 훌륭히 팀을 이끌었죠. 그리고 배우들은 열연을 했고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한 결과물을 시청자가 좋게 봐준 거라 생각해요."
이야기 속에서 시련을 겪으며 사랑을 키워가는 남녀주인공은 배우 이정진과 유진이었지만,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극에 흥미를 더해 시청률 30% 대의 히트드라마로 이끈 공신은 최원영과 배우 박원숙, 심이영, 윤아정이 함께한 방영자(박원숙)의 가족 이야기였다.
"극중 국수집과 저희 집은 촬영 요일부터 분위기까지 많은 것들이 달랐어요. 국수집 촬영이 정다운 분위기라면, 저희 쪽은 극에 몰입해 촬영하는 우리만의 분위기가 있었죠. 특히 엄마(박원숙)에게 배울 점이 많았어요. 어느 한 부분을 배웠다보다는 좋은 선생님의 곁에서 가까이 지켜보는 자체가 저에겐 너무 큰 공부였어요."
"엄마는 연기의 신이세요.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말 외에는 다른 말로 설명하기 힘든 연기를 하시죠. 작품이 끝난 뒤 사석에서도 '내가 본 최고의 여배우는 박원숙이다'라고 얘기를 해요. 사실 요즘엔 영화 관계자들을 만날 때도 '항상 박원숙 선생님을 꼭 섭외하라'고 추천하고 있습니다. 대본을 외우다보면 한 번씩은 제가 맡은 역할이 아닌 부분의 대본도 느낌을 살려 연기 해보게 되거든요. 하지만 엄마의 부분은 따라할 수 없어요. 박원숙이라는 배우는 그런 대체불가의 존재에요."
2013년의 상반기를 김철규와 함께 보낸 최원영. 이제 그는 후속작으로 하반기 기대작 중 하나인 SBS 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을 선택했다.
"제가 작품을 선택할 때 까다롭게 고르는 편은 아니에요. 시기가 맞고, 도전 해보고 싶은 부분을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시도하죠. 이번에는 마침 꼭 한 번 작업해보고 싶었던 김은숙 작가님의 작품이라 선택하게 됐어요."
미술학도에서 연기자의 길로 들어서고, 이후 차근차근 역할을 소화해내며 오늘의 위치에 도착한 배우 최원영. 서른일곱의 배우에게 마지막으로 건넨 질문은 앞으로의 연기 인생을 지원할 반려자에 관한 것이었다.
"결혼에 대해서 많이들 얘기하는데 아직은 일을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시간이 더 지나면 마음이 조급해질 때가 오겠죠. 그 때까지는 우선 믿고 찾을 수 있는 배우 최원영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배우 최원영. 사진 = 판타지오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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