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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25)의 외로운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해외 진출을 놓고 흥국생명과의 충돌을 넘어 대한배구협회(KVA), 한국배구연맹(KOVO)와의 갈등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해 국제배구연맹(FIVB)은 '김연경의 원소속구단(Club of Origin)은 흥국생명'이라고 유권해석을 내렸지만 김연경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정했다.
김연경은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Club of Origin'은 흥국생명이 아니며 해외 이적시에는 국내 FA 규정과 별개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워 자신의 해외진출이 가능한 일임을 주장했다.
김연경과 동석한 '법무법인 한별'의 김태영 변호사는 "협회는 마치 김연경이 현행 규정을 무시하고 생떼를 쓰는 것처럼 주장한다"면서 KOVO의 규정을 들었다.
김 변호사는 "KOVO 규정 중 '선수 해외취업' 부분에는 '선수로서의 해외취업은 국제배구연맹 국제이적동의 규정에 따른다'고 돼 있다. 단, 계약 관계에 있는 경우에만 협의를 하게 돼 있다. 김연경은 지난 해 6월 30일 계약기간이 만료됐으므로 협의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즉, 흥국생명과 계약 기간이 종료된 김연경은 해외진출시 국내 FA 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김연경 역시 "흥국생명은 국제 이적시 KOVO의 FA 규정이 전혀 관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FA 자격을 취득하지 못한 선수에 대해 협회가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거부함으로써 해외이적을 불허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FIVB 규정에도 FA 용어 자체가 없고 FA 자격을 취득하지 못하면 국제 이적이 금지된다는 규정 역시 없다"면서 "계약서상 계약기간이 만료된 선수는 국제배구연맹 규정에 따라 'Club of Origin'이 없는 것이 되어 자유로운 국제 이적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연경 측이 내세운 FIVB 규정에는 '만약 어떤 선수가 약속된 이적날짜 이후에도 현재 구단과 계약 중인 경우에, 그 구단을 'Club of Origin'이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 해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FIVB 관계자로부터 '페네르바체 구단과 체결한 계약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는 김연경은 FIVB 관계자에게 "그렇다면 국제적으로 자유 신분이 맞는데 FIVB 공지에 흥국생명을 'Club of Origin'이라고 했습니까?"고 문의했고 FIVB 관계자는 "대한배구협회의 중재로 김연경이 흥국생명을 'Club of Origin'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국제배구연맹이 다른 판단을 할 이유가 없었다"고 답했다고.
이에 김연경은 "나는 단 한번도 흥국생명을 'Club of Origin'이라고 인정한 적이 없다. 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협회가 무슨 의도로 내가 인정한 것처럼 FIVB에 공문을 보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면서 "이와 같은 내용을 알면서도 나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국내 규정을 파고든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김 변호사는 국내 프로축구를 예로 들며 김연경의 해외진출 타당성을 주장했다. "국내 FA 자격과 임의탈퇴 여부는 국제 이적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축구를 봐도 김은중은 계약 기간이 5년 종료됐을 때 FA 자격을 채우지 못했지만 2009년 협회로부터 ITC를 받아서 중국에 진출할 수 있었다"면서 "이천수 역시 전남에서 임의탈퇴선수가 됐지만 축구협회로부터 ITC를 발급받고 사우디로 진출했고 일본에서도 활동했다. 국내에 들어와서는 임의탈퇴 신분이라 해제되기 전까지 다른 구단과 계약을 진행하지 못하고 전남에서 임의탈퇴가 해제된 후 타 구단 이적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본인 말대로 주장하는 자유로운 신분에서 해외진출을 하려면 FIVB의 결정이 필요하다. 이에 김연경은 흥국생명에게 'Club of Origin' 존재 여부에 대해 KVA를 통해 FIVB에 질의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KOVO와 KVA에 그간 질의했던 것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으며 '임시국제이적동의서'를 발급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김연경은 25일까지 만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이 없을 때에는 향후 국내 무대에서 그리고 국가대표로 뛰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배구선수 김연경이 15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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