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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세계대회 진출 가능성? 50%”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이 1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윌리엄존스컵 국제농구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대표팀. 예상대로 과제를 산더미처럼 안고 돌아왔다. 유 감독은 “장신센터가 있는 팀에 우리 선수들이 버티질 못한다. 힘에서 밀려난다. 한국농구의 현실이고 숙제다. 그걸 어떻게 푸느냐도 아직 답이 없다”라고 했다.
실제로 14일 한국에 패배를 안긴 대만은 206cm짜리 퀸시 데이비스라는 귀화선수가 있었다. NBA출신 이란 간판센터 하메드 하다디에게도 마찬가지. 한국에 2패를 안긴 이들은 한국 골밑에 26점 17리바운드, 34점 15리바운드를 폭격했다. 한국에도 2m 넘는 장신자가 버티고 있지만, 힘과 테크닉에서 이겨내질 못했다.
유 감독은 “다들 귀화선수가 있다. 레바논에도 218cm짜리 선수(로렌 우즈)가 있고 일본, 필리핀에도 큰 선수가 있다. 거의 대부분 국가에 크고 힘 좋은 선수가 버티고 있다”라고 했다. 유 감독은 아시아권에서조차 한국의 높이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인정했다. “포스트 업을 하지 않아도 막 밀고 들어오는 걸 우리 선수들이 못 막는다”라고 했다.
귀화혼혈선수로 이승준을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승준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높이에서 너무나도 힘겨웠기에 별 다른 선택이 없었다. 이승준과 함께 이종현, 그리고 장신 포워드 문성곤과 최준용을 추가 발탁했다. 박찬희와 최부경을 뺐다. 유 감독은 “승준이는 대표팀을 해봐서 적응을 잘 하는데 태영이는 대표팀 적응부터 생활까지 전체적으로 붕 떠 있더라. 본인도 대회 중간에 미안하다는 말을 하더라”고 했다.
대표팀은 30일 아침 8시 15분 비행기로 필리핀으로 향한다. 16일 휴식을 하루 가진 뒤 17일부터 진천에서 강훈련에 들어간다. 유 감독은 현 시점에서 장신자 수비에 대한 비법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방법은 없다. 최대한 그 데미지를 줄일 순 있다. 센터가 볼을 잡지 못하게 하는 방법을 연습해야 한다. 또 아예 골밑 안쪽까지 들어가게 해서 밖으로 튀어나오는 볼을 잡지 못하게 하는 방법 등을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유 감독은 다른 방법에서 해결책을 찾을 뜻을 내비쳤다. “자유투 성공률을 높이고 상대에게 자유투를 적게 내줘야 한다. 손목을 자꾸 쳐서 파울이 나왔다. 그리고 패턴에서의 움직임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 실책도 줄여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10점 정도를 극복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일단 해볼 때까진 해보겠지만, 근본적인 한계는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다. 유 감독은 “2주 남았는데 그 덩어리들을 이기겠다고 무작정 용을 써봐야 안 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장신자 수비 해법. 유 감독의 입에서 나온 말은 결국 한국농구의 슬픈 현실을 대변해주는 것이었다. 유 감독은 아시아에 3장 부여된 내년 스페인 남자농구월드컵대회에 진출할 가능성을 “50%”라고 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2주. 그 %를 더 높이기 위한 마지막 준비에 들어간다.
[유재학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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