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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어떠한 위기에 봉착했을 때, 오해가 생겼을 때에는 올바른 대처와 진실한 대화가 필요하다. 이것에 실패했을 경우, 본래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오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그러진 현상과 왜곡된 인식은 제 멋대로 꼬리를 물며 ‘진짜 사실’과는 상관이 없어져 버린다.
최근 불거진 가수 로이킴의 표절 논란은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 일례다. 로이킴은 지난 4월 말 공개된 싱글곡 ‘봄봄봄’을 통해 데뷔했다. 당시 소속사 CJ E&M 측은 ‘봄봄봄’으로 데뷔하는 로이킴의 콘셉트로 ‘싱어송 라이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관계자는 “어렸을 때부터 컨트리 음악을 좋아했던 로이킴이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다. 자신만의 색깔로 잘 소화해 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프로모션에 일각에서는 ‘봄봄봄’에 대해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이 곡은 도입 부분과 후렴구가 각각 고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노르웨이 밴드 아하의 '테이크 온 미'와 유사하다는 의심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로이킴 측은 “고 김광석을 좋아한다고 밝힌 로이킴이 그 분의 음악을 베낀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대응했지만 일부 대중들이 갖고 있던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기엔 충분한 해명이 되지 못했다.
결국 이는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로 정규 1집 활동을 시작한 로이킴의 발목을 잡았다. 로이킴은 지난 13일 진행된 자신의 콘서트에서 자작곡인 '축가'를 부르기에 앞서 대중들에게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던 표절 시비에 직접 불을 붙였다. 로이킴의 최대 실수는 그룹 버스커버스커 멤버 장범준을 비꼬는 듯한 태도가 아니라, 싱어송 라이터로서의 역량에 대해 다시 한 번 대중들에 환기시켰다는 것에 있다.
이런 해명은 모든 곡이 자작곡으로 채워진 로이킴 정규 1집에 대한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졌다. 언급되지 않은 ‘숨은 공동 작곡가’가 있을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양상으로 진행과 일련의 사건은 팬들에게 또 다른 의문의 꼬리를 물게 했고, 뭔가 석연치 않은 여지도 남겼다.
표절 논란은 그 대상의 특성상 표절임을 입증하기도,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그 사실에 대한 대중적 정서가 중요하다. 아무리 전문가나 작곡가들이 지식에 따른 의견을 제시해도 자신이 듣기에 표절이라고 느낀다면 ‘표절’ 이미지는 고스란히 해당 가수에게 돌아간다. 소속사가 얽히고 설킨 저작권 등록 시기보다 ‘봄봄봄’ 작업 당시 로이킴의 작곡 노트나 흔적들을 제시하는 것이 더 좋았을 지도 모르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표절은 가수에게 있어 치명적이다. 이는 팬들과의 ‘의리’이고 ‘이미지’ 문제이기 때문이다. 진짜 본질로 다시 돌아가 올바른 대안을 강구하고 진실한 소통을 꾀하는 로이킴의 현명한 위기대처능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데뷔싱글곡 '봄봄봄'(아래)와 관련한 표절 논란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수 로이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CJ E&M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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