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시즌 중 코칭스태프 교체. 무슨 효과가 있을까.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감한 한화가 올스타 브레이크에 코칭스태프 대거 이동을 단행했다. 한화는 18일 송진우 1군 투수코치와 정민철 퓨처스 투수코치, 김종모 1군 타격코치와 장종훈 퓨처스 타격코치, 오대석 1군 수비코치와 강석천 퓨처스 수비코치, 조경택 1군 배터리코치와 전종화 퓨처스 타격코치의 보직을 맞바꿨다. 이미 이종범 1루 주루코치와 오대석 3루 주루코치의 위치도 맞바꾼 상황.
흔히 부진에 빠진 팀이 단행할 수 있는 카드다. 보통 팀이 부진할 경우 1군 엔트리를 대거 교체하거나 보직을 바꾼다. 선수들의 삭발 같은 투혼도 이때 흔히 볼 수 있다. 그 단계를 넘어설 경우 1,2군 코칭스태프를 맞바꿔 덕아웃 분위기를 완전히 바꾼다. 흔히 말하는 분위기 쇄신, 충격 요법인 것이다.
▲ 퓨처스 코치들 대거 1군행, 한화 리빌딩엔 호재
한화의 케이스는 특별하다. 한화는 전반기 막판 선수들의 1군 보직을 재조정하면서 사실상 리빌딩 모드에 들어갔다. 퓨처스리그에서 뛰었던 젊은 선수들이 이 과정에서 대거 1군에 올라왔다. 내야수 조정원, 포수 한승택에 이어 투수 조지훈, 이태양, 임기영 등이 대표주자. 이들의 경우 퓨처스리그에서 지도를 받았던 지도자에게 1군에서도 지도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성장과 교육의 연속성에선 효과를 볼 전망이다.
같은 야구이지만, 지도자의 교육 방식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조지훈과 이태양, 임기영은 퓨처스리그에서 정민철 코치에게 집중 지도를 받았다. 정 코치는 이들의 훈련 과정을 자료뿐 아니라 머리로도 기억하고 있다. 정 코치는 이들에게 디테일한 부분까지 짚어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대부분 한화 젊은 선수들은 장종훈, 강석천 코치의 지도를 받아와 익숙하다.
▲ 역사는 말한다, 코칭스태프 맞교환 실질적 이득은 크지 않았다
올 시즌 한화의 1군, 퓨처스 코칭스태프 맞교환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미 한화는 지난 2011년과 2012년에도 코칭스태프를 맞바꾼 바있다. 한대화 감독 시절이었던 2011년엔 장종훈 타격코치가 2군에 내려갔었는데, 이번에 2년만에 1군에 복귀했다. 작년엔 정민철 투수코치가 송진우 투수코치와 자리를 맞바꿔 2군에 내려갔었는데, 1년만에 원 상태가 됐다. 하지만, 2011년과 2012년 모두 잠깐의 반등은 있어도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 한 전 감독 체제 당시 리빌딩 실패 여파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다른 구단을 살펴보더라도 1,2군 코칭스태프 맞교환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팀은 거의 없었다. 일단 성적이 좋고 잘 나가는 팀은 코칭스태프 보직을 대거 바꿀 이유가 없다. 2011년의 경우 롯데가 시즌 초반 부진 속에서 1,2군 코칭스태프를 맞바꾼 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단 23경기만을 소화했던 시점의 교체라 남은 100여 경기서 코칭스태프 맞교환 효과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해 두산은 시즌 중반 1,2군 코칭스태프 맞교환에 이어 김경문 전 감독까지 물러났으나 결국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미 틀어진 팀 분위기를 바뀐 코치들이 완전히 살려놓을 순 없었다.
올해 한화의 1군, 퓨처스 코칭스태프 대거 교체엔 리빌딩이란 대의명분이 있다. 김응용 감독이 데려온 일부 해태 사람들을 2군으로 내려갔다는 것도 큰 사건이다. 그러나 과거 한화 프렌차이즈 스타들로 구성된 코칭스태프도 한화 리빌딩을 성공적으로 이끌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한화의 경우 코칭스태프의 보직을 따지기 보단 리빌딩을 위한 근본적인 시스템 재정립이 시급하다고 본다. 한화에 필요한 건 사람이 바뀌는 게 아니라 팀이 바뀌는 것이다.
[한화 덕아웃.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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