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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케이블채널 엠넷 ‘보이스 코리아’(이하 보코) 출신 유성은이 데뷔앨범 ‘비 오케이(Be OK)’를 들고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앨범은 유성은이 지난해 ‘보코’ 시즌1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지 1년 2개월만에 발표하는 미니앨범으로 또 한 명의 오디션 출신이 가수로 데뷔하는 꿈을 이뤘다.
총 7개 트랙으로 구성 된 이번 앨범에서 유성은은 R&B, 댄스,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담았다. 특히 유성은은 R&B로 데뷔를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신나는 비트의 댄스곡 ‘비 오케이’를 타이틀로 내세워 가창력과 퍼포먼스까지 두 마리를 다 잡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드러냈다. 과연 가수 백지영의 제자다운 선택이다.
유성은의 첫 미니앨범에는 듀스 출신 이현도, 귓방망이, 허성진, 수호 등 최고의 히트 작곡, 작사가의 곡 이외에도 힙합 듀오 배치기가 피처링에 참여했으며, 국내 최고의 CF감독 백종열 감독이 뮤직비디오를, 국내 최고의 기타리스트 샘리와 드러머 강수호가 세션으로 참여해 그의 데뷔를 위해 든든히 힘을 실어줬다.
특히 ‘보코’에서 유성은의 코치를 맡은 인연으로 한솥밥까지 먹게 된 백지영은 이번 앨범에서 제자 유성은의 비주얼 디렉터를 자처, 전체적인 스타일링에서부터 헤어, 메이크업, 안무, 무대매너 등 전반적인 영역에 관여하며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유성은은 갓 첫 음악방송 녹화를 마치고 상기된 표정으로 조금씩 데뷔를 실감해가고 있었다. 유성은은 지난 19일 드디어 KBS 2TV ‘뮤직뱅크’를 통해 첫 방송도 탔다. 오디션으로 이미 검증 받은 뛰어난 가창력에 자연스런 무대 퍼포먼스, 또 업그레이드 된 비주얼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모습은 신예답지 않았고, 짐짓 스승 백지영의 모습도 엿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포커 페이스 무대와는 달리 첫 시작, 첫 무대에 대한 아쉬움은 있었다. 그는 “막상 무대에 서니 연습할 때랑은 확실히 다르더라. 무대 가면 3배나 힘들다는 주위 분들의 얘기가 와닿지 않았었는데 심장 박동수가 달라지다보니 숨도 더 차고 긴장이 되니까 표정도 좀 어색했던 것 같다. 연습할 때에 비해서는 못 미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에겐 도전이었던 안무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진했다. “원래 나무토막 같이 굉장히 뻣뻣한 몸의 소유자다 보니 사실 자연스럽게 노래와 안무를 하기가 쉽지 않았다. 안무는 그간 정말 힘들게 연습했는데 모니터를 해보니 별로 춤은 안 추는 것처럼 보여서 억울하기도 하더라.”
유성은은 왜 ‘비 오케이’를 타이틀곡으로 택했을까?
“‘비 오케이’는 신나는 비트의 댄스곡이다. 가사를 보면 ‘나 너 없이도 잘 살 수 있어’라며 당차고 쿨한 여성을 대변하고 있다. ‘보코’ 때의 모습을 기억해 내가 R&B로 데뷔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되려 반전을 주는 곡으로 택했다. 조용히 가창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곡을 보여줬어도 좋았겠지만 곡 스타일도 워낙 좋았고 내 원래 창법과도 크게 벗어나지 않아서 이 곡을 택했다. 또 ‘보코’ 때 한 번 춤을 보인 적이 있는데 당시 너무 못해서 엄청 창피했다. 이번에 댄스도 가미한 만큼 그때를 만회해 보고도 싶었다.”
그래도 유성은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보이스다. 본인 또한 흔하지 않은 목소리 톤을 자신의 가장 큰 무기라고 했다. 타이틀곡에서도 안무가 들어가긴 하지만 유성은 특유의 개성강한 보이스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 모습이 역력했다. 또 보이스는 지키면서 비주얼적인 변신을 이뤄낸 것은 데뷔를 하며 유성은이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하나이다. 실제 그는 10kg 감량에 성공하며 더욱 여성스럽고 슬림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보코’ 때 방송분을 보면 살 찐 내 모습이 내가 보기에도 민망했고 저 정도였나 싶더라. 그래서 오디션 이후 천천히 10개월에 걸쳐서 다이어트를 했다. 식이요법과 함께 집이 있는 잠실과 소속사 사무실이 있는 역삼, 연습실이 있는 사당을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며 살을 뺐다. 감량에 성공해 더 예뻐지면 대중들도 더 예뻐해주시지 않을까 싶었고 오디션 때보다 실력이나 외적으로도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유성은은 오디션 종료 후 코치였던 백지영을 따라 그의 소속사에 새 둥지를 틀었다. 백지영이 그를 아껴던 만큼 유성은 또한 ‘코치님’을 잘 따랐고, 자신의 개인사로 바쁘고 힘들었을 와 중에도 자신의 데뷔를 위해 큰 도움을 준 백지영에게 남다른 감사함을 표했다.
“코치님이 스타일링에서부터 손동작, 표정 하나하나까지 섬세하게 알려주셨다. 코치님은 정말 대단하다. 춤을 출 때는 내가 언제 손에 힘이 빠져 있는 지도 한 번에 알아보시고 지적해주신다. 바쁘신 와중에도 신경을 많이 써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내가 표현을 잘 못해서 뵈면 인사드리는 게 다인데 진심으로 더 잘해야겠단 생각이 든다. 코치님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더욱 잘하고 싶다.”
유성은은 25세에 가수의 꿈을 이뤘다. 누구에겐 선망의 대상일 수도 있지만 결코 이른 데뷔는 아니다. 하지만 차근차근 가수의 꿈을 키워오던 유성은은 고 3때 실용음악과가 있는 직업학교에서 위탁교육을 받았고 대학 때는 전공 교수님의 소개로 코러스로도 활동했고, 포미닛을 비롯해 여러 가수들의 가이드곡을 녹음하며 경험치를 쌓았다. 또 한 소속사에 들어가 연습생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데뷔 길은 멀게만 느껴졌다.
이에 마지막이라고 선택했던 것이 바로 ‘보코’였다.
“거미 선배처럼 노래 잘하는 가수가 되고 싶었다. 아이돌 그룹은 생각 안 했다. 나를 잘 안다. 여러 오디션 중 ‘보코’를 택한 이유는 얼굴이 먼저 보여지는 게 겁이 났다. 목소리로 나를 냉정하게 평가해 주시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만약 ‘보코’에서 화제가 되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혼자 집에서 노래 연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코’ 출신이 되려 활동에 제약을 가져오기도 한다. 조금씩 타 오디션 출신자들에게는 성역이 무너지고 있는 추세이지만 ‘보코’ 출신들에게는 아직 음악 방송 하나 출연하는 것부터 높은 성벽이다.
“데뷔한 가수들이 잘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오디션 출신들이 부러운 점도 있다. 허각의 경우 노래로 잘 자리를 잡았고 서인국도 노래와 연기까지 잘 되고 예능도 하고 다 잘돼서 그런 모습들을 보면 나도 욕심이 점점 커진다. 아직 ‘보코’를 통해서는 스타가 나오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것 같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 내 스스로 출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서는 것이 내 과제다. 그럼 자연스레 여러 제약들도 없어지지 않을까? 이에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속상해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내가 하기 나름이다.”
끝으로 가수로서 유성은의 목표를 물었다.
“노래로 제일 주목 받았으면 좋겠다. 새로운 스타일의 곡을 내놔도 여전히 노래는 잘하네란 소리를 듣고 싶다. 타이틀도 댄스곡이지만 노래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고 느끼면 좋겠다.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으로 언젠가 여러 곳에서 나를 먼저 찾을 때까지. Be OK~!”
[유성은.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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