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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등판 간격 적응이 관건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즌 8승째를 따냈다.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원정경기서 5⅓이닝 9피안타 3탈삼진 2볼넷 4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기본적으로 LA 다저스 타선의 폭발적인 타격감각이 류현진을 도운 경기였다. 류현진은 그리 좋은 피칭을 했다고 볼 순 없다.
류현진은 올 시즌 4일 쉬고 5일만에 등판하는 시스템 적응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예상 외로 잘 해냈다. 시차적응, 메이저리그 특유의 체력적인 부담 등을 딛고 전반기서 선전을 했다. 오히려 길게 쉰 뒤 등판을 하면 결과가 좋지 않을 때가 많았다. 류현진은 4월 14일 애리조나전서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2승을 따낸 뒤 6일을 쉬고 21일 볼티모어와의 원정경기에 나섰다. 당시 6이닝 8피안타 2피홈런 2볼넷 6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패전은 모면했으나 좋지 않은 내용이었다.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서 완봉승을 기록한 뒤엔 9일을 쉬고 6월 8일 애틀란타전서 선발 등판했다. 당시 7⅔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6월 13일 애리조나전 이후 7일만에 등판한 20일 뉴욕 양키스전서도 패전투수로 기록됐으나 6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런데 무려 12일만에 등판한 후반기 첫 등판서는 5⅓이닝동안 102개의 공을 던져 9피안타를 내주고 4점을 내줬다. 평균자책점도 3.09에서 3.25로 치솟았다. 확실히 좋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 초반 바티스타, 엔카나시온, 린드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의식한 피칭을 했다. 이들은 올 시즌 59개의 홈런을 합작한 상황. 12일만에 등판이라 직구엔 힘이 있었으나 의식적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꺼내들었다. 간혹 커브도 섞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한계가 찾아왔다. 직구에 힘은 있었지만, 제구의 예리함은 떨어졌다. 아무래도 오랜만의 등판이라 특유의 예민한 투구 감각이 떨어졌던 것 같다. 변화구 승부에 의존하던 상황. 그러나 직구를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토론토 타선이 류현진의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연이어 파울 커트를 하는 등 적응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류현진은 직구 승부를 적극적으로 하는 방향으로 투구 패턴을 바꿨다. 토론토 타선은 예리함이 떨어진 직구를 연이어 안타로 연결했다. 이날 류현진이 맞은 안타 9개 중 직구를 던지다맞은 게 6개였다. 나머지 3개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가 각각 1개씩. 설상가상으로 간혹 던지던 커브마저 썩 낮게 깔리지 않으면서 6회엔 멜키 카브레라에게 커브를 던지다 안타를 맞았고, 1사 1루에선 콜비 라스무스에게 직구를 던지다 안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은 삼진도 단 3개에 그쳤다. 직구의 예리함이 떨어지니 유리한 볼카운트를 이끌기 힘들었다. 변화구 승부로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는 고스란히 투구수가 늘어나는 원인이 됐다. 결국 올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류현진으로선 긴 등판간격에 잘 적응하는 게 관건이다. 단순히 잘 먹고 잘 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임기응변에 대처하는 세밀한 스킬을 메이저리그를 경험하면서 터득해나가야 한다. 이 경기가 류현진에겐 교훈이 되는 경기였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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