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파주 안경남 기자] 홍명보 감독이 중국전을 앞두고 2m에 가까운 ‘진격의 거인’ 김신욱(25·울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K리그 클래식서 12골(득점2위)을 기록 중인 김신욱은 지난 호주전 ‘0골’의 해답이 될 수 있을까?
한국은 24일 오후 8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2013 동아시아연맹(EAFF) 동아시안컵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중국이다. 역대전적에선 한국이 중국을 압도한다. 16승11무1패다. 지난 2010년 2월 0-3 패배전까지 한국은 중국에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공한증(恐韓症)이란 말이 생긴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한국은 그만큼 중국에 강했다.
하지만 지금 중국은 결코 만만히 볼 순 없다. 신예들을 대거 기용한 한국, 일본과 달리 중국은 사실상 최정예멤버로 이번 대회에 임했다. 실제로 중국은 일본과의 첫 경기서 3-3으로 비기며 쉽지 않은 상대임을 증명했다. 홍명보 감독도 “(중국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 것 같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한국 입장에선 중국전이 조심스럽다. 중국과의 경기는 “이겨야 본전”이란 축구 팬들의 전제가 깔린 매치다. 무승부도 호주전처럼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무조건 승리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골’이 필요하다. 홍명보 감독이 중국전에 앞서 가진 최종훈련서 다른 포지션(중앙미드필더+4백)은 고정한 채 최전방 쪽에 변화를 시도한 건 그래서다.
23일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주전팀(조끼)에 김신욱을 원톱에 세웠다. 그리고 좌측면에는 윤일록(서울) 대신 고무열(포항)을 배치했다. 지난 호주전과 비교해 달라진 두(two) 포지션이다.
김신욱이 최전방에 서면서 홍명보호의 공격전술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생겼다. 예상대로 ‘롱볼(long ball)’의 횟수가 늘었다. 김신욱이 전방에서 큰 소리로 자신의 위치를 외치면 후방에서부터 길게 높은 패스가 연결됐다. 이때 김신욱은 하늘로 뛰어올라 볼을 떨궈줬고 2선에 있던 고무열, 이승기(전북), 고요한(서울)이 쇄도하며 세컨볼 찬스를 잡았다.
이는 최강희 전 감독 시절 비판의 대상이 됐던 ‘롱볼 축구’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한 단순한 공격전개로 인해 언론과 팬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적어도 훈련 과정에서 드러난 홍명보 감독의 김신욱 활용법은 최강희 감독과 다르지 않다. 사실 196cm의 선수를 최전방에 두고 롱볼 축구가 아닌 바르셀로나식 티키타카(짧은 패스를 주고 받는 것)를 하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롱볼 축구가 전부가 아닌, 공격의 일부로 활용된다면 ‘장신 공격수’는 매우 훌륭한 공격옵션이 될 수 있다.
실제로 홍명보 감독은 훈련과정서 롱볼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김신욱에게 전방부터 강한 압박을 시도함과 동시에 상대 볼을 빼앗았을 때 2선 공격수들과의 연계플레이에 대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김신욱의 ‘힘’과 ‘높이’를 활용하되 ‘전부’가 아닌 ‘일부’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김신욱도 “오늘 훈련을 통해 내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 이후도 준비했다. 김신욱 카드가 통하지 않을 경우 서동현(제주)으로 교체하는 것과, 고무열(또는 윤일록) 대신 염기훈(경찰청)을 투입해 호주전 후반처럼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또한 훈련이 끝난 뒤 이용(울산)을 따로 불러 개인 면담을 갖는 등 중국전 깜짝 선발에 대한 여지도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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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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