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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또 다시 지옥훈련이다.
손연재(19, 연세대)는 현재 크로아티아 오레비츠에서 러시아 선수들과 함께 지옥훈련 중이다. 지난 20일 유니버시아드를 준비했던 그곳으로 다시 들어갔다. 손연재는 전통적으로 이곳에서 매년 여름 훈련을 했다. 좋은 성과를 얻었다. 이제 막바지 훈련에 박차를 가할 시점이다.
대한체조협회는 23일 2013년 하반기 리듬체조 국가대표를 선발했다. 손연재는 협회 추천선수로 대표팀에 뽑혔다. 사실상 세계선수권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릴 2013년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는 길게 보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이자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전망해볼 수도 있는 중요한 대회다. 손연재는 이에 앞서 8월 17일과 18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월드컵 시리즈에 참가해 최종적으로 기량을 점검한다.
▲ 결론은 지옥훈련, 쉽지 않은 실수 줄이기
손연재는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 네 차례 출전했다.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네 차례 모두 메달 획득. 특히 소피아 월드컵과 민스크 월드컵은 일정 자체가 굉장히 빡빡했다. 이틀동안 네 종목(볼, 곤봉, 리본, 후프)을 모두 치렀다. 리듬체조는 유연성과 표현력 못지 않게 체력이 중요하다. 연기 시간은 길지 않지만, 고난이도의 동작을 정확하게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또 체중관리를 엄격하게 하기 때문에 제대로 먹지도 못한 상태에서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질 수 있다. 집중력이 떨어지면 실수가 나오게 돼 있다.
손연재는 월드컵 시리즈와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치르면서 체력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 바뀐 프로그램의 연기 완성도도 100% 가깝게 끌어올린 상태다. 하지만, 볼과 곤봉 독창성 기술을 시도할 때 안정감이 살짝 떨어지는 편이다.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인종합 후프에서 큰 실수를 범했던 것과 같이, 갑작스러운 실수가 나오는 것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일찍이 김지희 대표팀 코치는 “연재가 이젠 잔실수를 줄이는 데 매진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손연재는 국내 출국과 귀국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 “훈련밖에 없다”라고 했다. 그녀의 말대로 현재 크로아티아에서 실수를 줄이면서 프로그램 완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매진하고 있다는 후문. 혹독한 체중조절을 하면서 강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 성적도 여기서 갈릴 전망이다. 리듬체조 월드컵, 유니버시아드대회서도 세계정상급 선수들은 사소한 실수에 메달 색깔이 바뀌었다. 유니버시아드 4관왕에 오른 러시아의 마르가티나 마문도 볼에서 실수로 금메달을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에게 넘겨줬다.
▲ 세계선수권 메달 전망은 밝다! 하지만 경쟁자는 너무 많다
기본적으로 손연재의 기량은 세계정상급이다. 깜찍한 표정과 귀여운 몸짓이 돋보이는 표현력이 최대 강점이다. 표현력 점수가 크게 평가되는 채점 규정상 집중력 있게 연기를 소화할 경우 18점대 획득이 가능하다. 손연재는 유니버시아드대회 당시 볼에서 18.000점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아선수권서도 금메달을 따냈던 후프와 곤봉 모두 18점대 점수를 받았다. 보통 국제대회 추세가 18.2~5점에서 메달색깔이 갈린다. 18.5점대 이상을 받으면 금메달이 유력하다. 때문에 손연재의 세계선수권 메달 전망은 밝다.
하지만, 경쟁자가 너무 많다. 한동안 세계 리듬체조 1인자로 군림했던 예브게니야 카나예바(러시아)의 은퇴 이후 리듬체조계는 춘추전국시대가 됐다. 리듬체조 최강국 러시아에서 강력한 투톱이 나왔다. 마르가티나 마문과 알렉산드라 메르쿨로바. 지난 유니버시아드를 비롯해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를 완벽하게 접수했다. 여기에 런던올림픽 개인 은메달을 따냈으나 최근 부상 중인 다리아 드미트리예바(러시아)를 비롯해 안나 리자트디노바, 알리나 막시멘코(이상 우크라이나),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 네타 리브킨(이스라엘), 실비아 미테바(불가리아)를 비롯해 덩센유에(중국)도 무시할 수 없는 경쟁상대다. 이들의 메달색깔은 대회 당일 컨디션과 실수 여부에서 갈린다.
경쟁자들 사이에서 치고 나오려면 단순히 실수 줄이기를 넘어서서 결국 독창성 기술 완성도를 끌어올려 보너스 점수를 받아야 한다. 하루 아침에 될 일은 아니다. 손연재는 앞날이 창창하다. 다만, 세계선수권대회라는 대회는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대회이니 가시적 성과를 낼 필요는 분명히 있다. 그래야 내년과 내후년을 대비할 수 있다. 손연재는 2010년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32위를 시작으로 2011년 프랑스 몽펠리에 세계선수권 11위, 2012년 런던올림픽 5위로 해를 거듭할수록 폭풍 성장했다. 올 시즌에는 사상 첫 아시아선수권 1위와 유니버시아드 대회 6위로 기세를 드높였다. 이제 딱 한달 남았다. 손연재가 우크라이나에서의 영광을 위해 힘차게 달린다.
[손연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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