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인배의 두근두근 시네마] - '스톨른(Stolen)'
윌 몽고메리(니콜라스 케이지 분)는 천부적 재능을 가진 천재 도둑이다. 그는 동료인 빈센트 킨제이(조쉬 루카스)와 레지날드(M.C 게이너 분), 여성동료인 라일리(말린 애커맨)와 한탕을 계획하고 패리쉬 은행에서 천만 달러를 훔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들의 범행을 미리 예견하고 대기 중이던 FBI에 쫓겨 도망치게 된 윌은 그들을 목격한 늙은 청소부를 죽이려는 빈센트와의 실랑이로 시간이 지체되고 살인을 막으려는 윌의 저지로 빈센트는 다리에 총상을 입는다.
윌은 겨우 총상을 입은 빈센트를 도주 차량에 태우지만 천만 달러가 든 가방을 챙기려다 동료들의 차에 타지 못하고 FBI의 끈질긴 추격으로 결국 혼자만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8년 후, 감옥을 출소한 윌은 천만 달러의 행방을 알기위해 찾아온 FBI 요원인 팀 할랜드(대니 휴스턴 분)에게 형량을 줄이기 위해 천만 달러를 모두 불에 태웠다고 고백하지만 그 말을 믿지 않는 할랜드는 계속 윌을 추적한다.
15세 된 딸 앨리슨(사미 게일)을 만난 윌은 딸의 냉대에 망연자실하게 되고 8년 전 윌과의 몸싸움으로 총상을 입고 한쪽 다리를 잃게 된 빈센트는 윌의 딸 엘리슨을 납치하고 그녀의 목숨을 담보로 천만 달러를 요구한다.
주어진 시간은 12시간! 어떻게 천만 달러를 구할 것인가? 12시간 안에 천만 달러를 구하려면 다시 은행을 털 수 밖에 없다.
새벽 4시, 어둠이 깔린 패리쉬 다이아몬드 거래소의 텅 빈 거리를 한 술꾼이 노래하면서 걸어오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영화 “스톨른”은 은행에서 천만 달러를 훔친 후에 현행범으로 체포된 천재 도둑 윌 몽고메리가 교도소 출소 후에 예전 동료에게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의 범죄 액션 스릴러이다.
영화 도입부에 보이는 은행털이 장면은 7인의 도둑들이 벌이는 은행털이 한탕을 그린 “뱅크잡”과 “도둑들”을 연상시키지만 납치된 딸을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윌의 부성은 납치된 딸을 구하려는 아버지의 투혼을 그린 “테이큰”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또한 12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으로 쫓고 쫓기는 상황은 “스피드”와 “폰 부스”는 물론, 자동차 트렁크에 감금된 앨리슨의 상황은 “ 더 콜”을 연상시키는 만큼 이 영화는 익히 봐왔던 범죄 액션물의 다양한 설정을 모아 처음부터 끝까지 속도감을 증폭시키면서 긴박감을 조성한다.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할리우드의 흥행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와 손잡고 액션 블록버스터 ‘콘 에어’를 통해 화려하게 영화계에 입문한 뒤, ‘툼 레이더’, ‘장군의 딸’, ‘메카닉’, ‘익스펜더블2’ 등 호쾌한 액션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연출해 온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범죄액션 스릴러인 동시에 “콘 에어”에 이은 사이먼 웨스트 감독과 니콜라스 케이지의 두 번째 액션물이라는 점이다.
1987년 "Mel and Kim's Respectable"로 Montreux 뮤직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비디오부문 대상을 수상한 그는 ‘스프라이트’, ‘맥도날드’, ‘버드와이즈’ 등 성공적인 광고 제작을 통해 칸느광고제와 방송 대상을 휩쓸었고 “콘 에어”로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여 감각적이면서도 세련된 구도로 액션 영화계의 거장 감독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런 만큼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스톨른”은 기대만큼 스케일이 큰 액션물은 아니지만 그의 이름값에 준하는 영리하면서도 경쾌한 범죄 액션 스릴러이다.
납치범인 빈센트가 메달리온 택시회사 기사라는 설정으로 시종일관 도로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으로 점철된 이 영화는 축제가 벌어지는 복잡한 도심을 중심으로 긴박감을 조성한다.
무엇보다 CCR의 노래를 좋아하는 윌의 강도행각을 감시하며 지켜보는 FBI와 잠복해 있는 무장경찰들의 눈을 피해 패리쉬 은행을 터는 오프닝 장면의 긴박감은 뛰어난 속도감으로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
그런 만큼 무장 경찰들과 지붕을 넘나드는 추격신은 물론, 수많은 경찰을 따돌리는 과감한 자동차 추격신과 납치범과 벌이는 치열한 육탄전 등, FBI의 추격을 피하면서 납치범의 택시를 끝까지 쫓는 윌의 고군분투를 부각시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긴박한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천만 달러를 훔쳐야하는 천재 도둑의 모습과 딸을 구하려는 처절한 부성을 보여주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열연은 자칫 단조로울 수 있고 가벼울 수 있는 이 영화의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준다.
또한 복수심과 원망으로 막장인생을 보여주는 악당 빈센트 역의 조쉬 루카스와 동료인 라일라 역의 말린 애커맨, 딸 엘리슨 역의 사미 게일 역시 존재감을 드러낸다. 특히 끝까지 윌을 추격하는 FBI요원 팀 할랜드 역의 대니 휴스턴이 긴박감 넘치는 이 영화에서 숨통을 풀어주는 유모러스한 인물로 니콜라스 케이지와 한 축이 된다.
“사랑은 시간을 잊게 하고 시간은 사랑을 잊게 한다”라면서 윌을 위로하는 팀 할랜드는 천만 달러에 대한 미련과 탐욕, 그리고 윤리사이에서 갈등하는 악당 아닌 악당으로 인간적이면서도 따스한 웃음을 유도한다.
물론 블록버스터 급의 액션영화를 기대한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지만 알찬 저예산으로 완성한 범죄 액션 스릴러인 만큼 90분의 러닝타임동안 충분히 즐길 수 있고 마지막 장면의 반전 아닌 해피 엔딩이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극장 문을 나서게 한다.
천만 달러를 훔친 천재 도둑 윌, 그 돈을 노리는 빈센트와 팀 할랜드. 그리고 남은 10파운드의 금덩어리는 어떻게 됐을까?
<고인배 영화평론가 paulgo@paran.com>
[사진 = 영화 '스톨른' 포스터(맨 위 사진)와 스틸컷.]
남안우 기자 na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