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유희관이 시즌 6승째를 따냈다.
두산 유희관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와의 홈 경기서 유희관은 5⅓이닝 8피안타 3탈삼진 4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6승(5패)째를 따냈다. 느림의 미학이 지금 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LG 타선의 집중력에 무릎을 꿇는 듯 했으나 타선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했고, 경기 중반까지 최소한의 자기 몫을 해냈다.
유희관은 최저구속을 75~80km정도로 구사된다. 최고구속은 130km대 중반 정도다. 남들보다 확연히 느리다. 그러나 남들보다 더 느린 볼을 던져 타자들의 타격타이밍을 흐린다. 올 시즌 그런 식으로 살아남으면서 두산 선발진을 든든하게 떠받쳤다. 하지만, 최근 조금씩 투구폼과 패턴이 노출되면서 공략을 당하는 빈도도 높아졌다. 만약 타자 입장에서 유희관의 느린 볼에 타이밍을 맞출 경우 유희관이 제구가 좋지 않다면, 맞아나갈 가능성은 커진다.
이날이 바로 그랬다. LG 타자들은 유희관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 유희관은 이날 전까지 LG전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0. LG 타자들은 이날 유희관의 제구가 아주 좋은 상태가 아닌 틈을 타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돌렸다. 유희관은 경기 초반부터 적지 않게 고전했다. 1회 2사 후 이진영, 정의윤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뒤 이병규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정성훈을 몸쪽 스텐딩 삼진으로 처리하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2회엔 선두 손주인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뒤 2루 도루를 내줬으나 윤요섭, 문선재, 박용택을 차례대로 범타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첫 실점은 3회에 나왔다. 1사 후 이진영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정의윤과 이병규에게 연이어 2루타를 맞아 2점을 내줬다. 정성훈에겐 몸에 맞는 볼을 기록하며 흔들렸다. 2점은 내준 상황. 그러나 손주인과 윤요섭을 적절히 처리하면서 대량실점을 피했다.
타선이 3회 곧바로 7점을 따내면서 유희관은 큰 힘을 얻었다. 4회 마운드에 오른 유희관은 1사 후 박용택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오지환과 이진영을 차례대로 처리했다. 5회엔 2사 후 정성훈에게 좌중간 안타, 손주인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윤요섭을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6회에 3점째를 내줬다. 1사 후 박용택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오지환에게 좌중간 3루타를 맞으면서 박용택을 홈으로 보내줬다. 이때 유희관은 홍상삼으로 교체됐다. 홍상삼이 1사 3루 위기를 극복하면서 유희관의 실점은 더 이상 불어나지 않았다. 결국 퀼리티스타트엔 실패를 했고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를 추가하게 됐다.
유희관의 컨디션이 100%는 아닌 듯했다. 평소보다 피안타가 많았다. LG 타자들이 유희관의 볼을 어렵지 않게 공략했다. 8피안타는 6월 26일 KIA전에 이어 올 시즌 두번째 최다 피안타다. 하지만, 실점을 3점으로 막아냈다는 게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직구 최고구속 133km에 커브 최저구속 80km. 제구가 완벽하진 않았으나 결정적인 순간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가는 영리한 경기운영능력이 있었다. 110km대 후반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130km대 직구에 반응을 어렵게 했고, 결정적인 순간 커브를 꺼내 들었다. 116구 중 느린 직구를 무려 71개나 사용하고도 살아남은 비결이었다.
유희관은 결국 제구력이 완벽하게 이뤄질수록 좋은 투구를 할 수밖에 없다. 이날처럼 100% 컨디션이 아닐 경우 풀어가는 방법을 보여줬다는 점에선 충분히 시즌 6승이 의미가 있었다. 아울러 리그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진다는 LG 레다메스 리즈와의 선발 맞대결서 판정승을 따냈다. 결과적으로 80km가 159km를 이긴 날이었다.
[유희관.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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