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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이하 ‘너목들’)가 화려하게 종영했다.
1일 밤 방송된 ‘너목들’ 마지막회는 23.1%(닐슨코리아 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는 첫 회 시청률인 7.7%에 비해 3배가 넘는 경이로운 기록이었다.
앞서도 ‘너목들’은 2회 만에 10.0%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11회에 22.1%를 돌파하고 16회에 24.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매회 수직상승해왔다. 말 그대로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했던 것이다.
누가 이 같은 ‘너목들’의 성공을 예상이나 했을까. ‘너목들’은 당초 6월 편성이 예정됐던 드라마는 아니었다. SBS 드라마국 관계자에 따르면 SBS는 애초 ‘너목들’이 아닌 ‘사랑해도 될까요’의 편성을 준비하고 있었고 ‘너목들’은 ‘사랑해도 될까요’가 무산되자 소위 말하는 땜빵으로 대체 편성된 것이었다.
바쁘게 시작된 탓인지 ‘너목들’에는 드라마 흥행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한류스타도 아이돌 연기자도 거대 자본이 투입된 화려한 스케일도 없었다. 몇몇 관계자들은 이 같은 ‘너목들’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었다. 하지만 ‘너목들’은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과 몰입도 높은 스토리로 이 같은 우려를 보기 좋게 불식시켰다.
‘너목들’ 출연진에게는 연기력 논란이란 말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보영과 이종석, 윤상현, 이다희 등 젊은 배우들을 비롯해 정웅인, 김해숙, 윤주상, 김병옥 등 중견 배우들까지 모두가 자신의 캐릭터에 완전히 동화돼 있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이보영과 이종석의 조합은 의외의 시너지 효과를 내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해낼 정도로 화제가 된 정웅인의 악역 연기는 여름밤 시청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또 장혜성(이보영)의 엄마로 죽는 순간까지 감동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던 김해숙이나 친근하고 인간적인 국선전담변호사 윤주상, 뜨거운 부성애를 보여준 김병옥 등의 열연은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야기의 몰입도도 높았다. 로맨스와 판타지, 스릴러 등이 혼합된 ‘너목들’은 다양한 장르만큼이나 보는 이들에게 다채로운 재미를 안겨줬다. 이보영, 이종석의 연상연하 커플 로맨스는 젊은 여성 시청자들에게 설렘을 안겨줄 정도로 달콤하게 그려졌으며 정웅인이 등장하는 스릴러는 반전과 반전을 거듭하면서 그 자체로 긴장감을 형성했다.
드라마의 한 축인 법정물과 판타지도 잘 어우러졌다. 무죄임에도 정황 때문에 유죄선고를 받을 뻔한 고성빈(김가은) 사건이나 쌍둥이 형제 살인사건, 혜성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무죄를 선고받은 민준국(정웅인) 사건 등은 진실을 보는 초능력을 가진 박수하(이종석)를 통해 시청자들이 전지적 입장에서 사건을 판단하게 만들었고 그 속에서 법이 가진 한계성을 신랄하게 그려냈다.
이 같은 탄탄한 스토리는 온라인상에서 가짜 스포일러가 돌아다닐 정도로 시청자들 사이에서 뜨겁게 회자됐으며 결국 ‘2회 연장’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대체 편성의 설움을 겪었던 드라마가 SBS의 구원투수로 변신한 것이다.
이렇게 ‘너목들’은 그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한 드라마로 남게 됐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탄탄한 스토리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일깨우면서 말이다.
['너목들' 마지막회. 사진 = SBS 방송화면 캡처]
전형진 기자 hjje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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