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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국내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랩을 구사하는 아웃사이더(30, 본명 신옥철)가 3년의 공백을 깨고 새 미니앨범 ‘리버스 아웃사이더(Rebirth Outsider)’로 돌아왔다.
새 앨범 타이틀이 ‘다시 태어난다’는 의미를 담은 만큼 아웃사이더에게는 음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도 다시 시작한다는 남다른 의지가 담겨있는 앨범이다. 이는 지난 3년간 군대와 결혼이라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경험을 했고, 몸 담았던 소속사와 결별하고 새롭게 독립을 하는 시기인 동시에 자신을 대표하는 동시에 한계점이기도 한 ‘속사포래퍼’로서 더욱 업그레이드되는 첫 과정임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엠블랙 지오가 함께한 타이틀곡 ‘바이 유(Bye U)’를 포함해 총 여섯 트랙으로 이뤄진 이번 앨범은 아웃사이더가 총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지오를 비롯해 박화요비, 장희영, 산이, 여자 속사포래퍼 타이미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앨범의 다양성을 더하고 완성도를 높였다.
“3년 공백, 너무 목말라 있었다.”
3년의 시간은 그에게 그리 짧은 시간이 아니었다. 특히 군악대로 현역 군 복무를 해야했던 2년여의 시간은 개인적으로는 세상과 단절되는 순간이었고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그의 음악에 대한 목마름은 더했다.
“3년 동안 아예 활동을 못했기 때문에 너무 목말라 있었다. 세상과 단절이 돼 있었기에 더욱 욕심이 많이 생겼고 내 음악을 찾아주는 곳은 어디든지 다 가고 싶었다. 이에 컴백을 앞두고 데뷔 후 처음으로 귀도 뚫어보고 탈색도 하고 체중 감량도 하고 비주얼적으로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음악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트렌디한 음악에 대중이 내게 기대하는 아웃사이더의 스타일은 잃지 않으면서도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아웃사이더가 컴백 전 래퍼들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엠넷 ‘쇼미더머니2’에 출연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실력있는 래퍼라는 인증을 받는 것을 떠나 다양한 시도를 할 줄 아는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우승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한국 무용에 비보이를 접목한다든지, 키보드 주자와 랩으로 배틀을, 수화 팀과 랩 공연을 벌이는 등 실험적인 도전을 과감히 시도했다.
“원래 내 꿈은 기자와 소설가였다.”
힙합 래퍼이지만 아웃사이더의 원래 꿈은 언론사 기자와 소설가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인터뷰 내내 굉장히 논리정연하게 이야기를 풀어갈 줄 알았다. 하지만 신문방송학과 진학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했지만 어느 순간 진짜 좋아하는 일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었고 당시 취미 정도로만 했던 랩에 좀 더 깊이 파고들게 됐다.
“랩은 자유롭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떤 틀이나 형식의 제한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운명적으로도 그랬다. 고 3때 전국 논술 글짓기 대회에서 1등을 했었는 데 수시 모집이 다 끝나고 나서야 뒤늦게 1등 통보를 받았다. 당시 시청에 가서 시장님이 주시는 상을 받을 뻔 했는데..그 이력이면 아마 수시로 좋은 대학에 합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주최측에서도 전국 1등하고 상 받으러 안 온 케이스는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 그렇게 내 운명도 갈렸다.”
“속도와 발음에 집착한다고?”
아웃사이더하면 ‘속사포래퍼’라는 닉네임이 붙는다. 그는 논리정연할 뿐 아니라 한 호흡에 굉장히 빠르고 정확한 발음으로 대화를 했고 어휘 선택 또한 다양했다. 래퍼 이력으론 이례적으로 아나운서들의 발음을 교정해 주고 코칭하는 선생님이기도 하다. 하지만 타고난 것은 아니다. 그는 부단한 연습과 일상적인 습관을 강조했다.
“나는 랩을 할 때 속도와 정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볼펜을 물고도 발음이 개선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혀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또 주어진 환경에서 똑같은 단어만 쓰려고 하면 안 된다. 다른 단어, 다른 어휘를 써보려고 몸이 의식하고 인식한 상태로 대화한다면 어려운 발음 또한 없어진다. 단순히 명확한 발음을 갖추는 것을 떠나 그만큼 표현력도 바뀌고 자신감도 회복하게 되고 궁극적으로 내 삶을 바꾸는 역할을 하더라.”
래퍼로서도 마찬가지였다. 발음이 되지 않은데 빠르게 하는 것만으로는 곡 자체의 퀄리티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나는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아서 글을 쓰다가 랩을 하게 된 경우다. 할 말이 많아서 속사포래퍼가 된 것”이라며 또 이야기를 이어갔다.
“내게 MC스나이퍼는 여전히 가장 존경하는 뮤지션.”
아웃사이더는 다시금 활동은 시작했지만 아직 전 소속사 스나이퍼사운드와의 전속계약 및 정산금 문제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로 인해 스나이퍼사운드의 대표이자 선배 래퍼인 MC스나이퍼와의 사이가 금이 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양측은 아웃사이더가 MC스나이퍼를 상대로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며 제기한 정산금 반환 청구소송이 조정에 회부되면서 여전히 합의를 위한 조정을 진행 중이다.
아웃사이더는 동갑내기 듀오 배치기를 통해 처음 MC스나이퍼를 소개 받아 그와 한솥밥을 먹었다. 2006년도에 첫 계약을 만료 후 재계약을 했고 그 사이 ‘외톨이’, ‘주변인’, ‘주인공’ 등이 히트를 쳤고 그 뒤 그는 회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군 입대를 했다. 그 즈음 뮤지션으로 독립도 고민했던 그는 자신의 레이블을 세우고 음반 계약과 매니지먼트를 분리해 활동을 했지만 결론적으론 그 과정에서 제대로 해갈되지 않은 문제점들과 갈등이 생겼다.
아직 양측이 법적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못한 시점이라 아웃사이더는 최대한 말을 아꼈지만 예정된 소통의 부재와 자신으로 인해 오랫동안 몸 담았던 곳과 이같은 상황까지 오게 만든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속이 상했다. 진심으로 이렇게까지 만들고 싶지 않았다. MC스나이퍼 형은 여전히 음악적인 부분에서 내가 가장 존경하는 아티스트이다. 우리가 함께했던 상징성만큼은 지키고 싶다”고 전했다.
“‘리버스 아웃사이더’, 과거와 다른 외로움”
아웃사이더는 외로움을 노래한다. 그리고 더욱 진한 외로움들을 노래할수록 외적으로는 풍요로워졌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다. 그는 자신이 지난 공백기 동안 많이 변화했다고 했지만 음악 저변에 깔려있는 외로움의 정서는 계속 진행형이다. 단, 그는 “과거와는 다른 외로움”이라고 새 앨범 속 주제를 정의했다.
“타이틀처럼 ‘새로 태어났다’라는 게 단순히 난 변했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군대, 소속사, 결혼 등을 겪은 지난 3년이 막연한 시간적 개념이 아니라 그 시간들이 나를 더 깊게 더 진하게 만들어줬다. 몰랐던 것도 알게 됐고 알았던 것은 더 제대로 알게 됐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외롭다. 지극히 혼자여서 외로운 것이 있는 반면 지켜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데 지키지 못했을 때 괴리감과 외로움도 있다. 또 책임져야 될 많은 주변인들이 생겼음에도 되려 함께 할 때 느끼는 외로움 등도 존재한다. 이번 앨범에도 주제 의식은 똑같다. 그리움과 외로움, 사람에 대한 상처이다. 감히 누굴 치료하고 위로해주겠다는 게 아닌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여백을 남겨두어 덜 외로울 수 있다는 것을 노래하고 싶었다."
“속사포래퍼 한계 깨고 싶다”
속사포랩으로 아웃사이더를 알렸고 아직까지 국내에서 그를 뛰어넘는, 그를 잇는 래퍼들은 꼽기 힘들만큼 이 영역에서만큼은 그는 독보적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한계로 다가온다. “한계를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이 영역은 사실 더 깊게, 더 갈 길이 많다. 내가 최고라는 얘기를 듣는 건 어느 정도 체계화를 구축했고 여전히 그 속도감을 잃지 않고 있어서일 거다. 하지만 지금 내가 구사하는 스타일을 속사포랩의 완성형이라고 하진 않는다. 하나의 영역으로 완고하기 때문에 내게는 힘든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지만 차차 그 스펙트럼을 넓히는 작업들을 하고 싶다. 국내 최고의 스피드를 지녔지만 ‘스피드 밖에 없네’라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 다른 요소들을 더 개발해서 속도 만큼이나 더 따라올 수 없게 올리고 싶다.”
끝으로 아웃사이더에게 “언제쯤 경쟁자가 나올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는 “경쟁자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나 또한 처음부터 음악적인 롤모델이 있는 게 아니라 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음악을 창작했고 창작물과 얘기한다. 경쟁자보단 새로운 아웃사이더를 찾는 게 더 과제다. 이 직업은 끊임없이 생산해내고 인정받고 사랑받지 않으면 작아지는 느낌을 받는 직업이다. 작아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창작하고 싶고 그 속에서 균형을 찾고 싶다. ”
[아웃사이더. 사진 = 아싸커뮤니케이션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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