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후반기 최대 변수. 2연전이 임박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기본적으로 3연전 체제다. 올 시즌부터는 2연전이 생활화된다. 올 시즌 3연전 체제는 4일로 끝이다. 6일부터 정규시즌 끝까지 계속 2연전 체제다. 개막전도 아닌데 왜 2연전 체제가 편성되는 걸까. 올 시즌이 9개구단 체제로 진행되면서 팀간 18차전서 16차전으로 조정됐기 때문. 홈과 원정서 각각 8경기를 치러야 하니 3연전을 두 차례 치르고 나면 자연스럽게 홈과 원정 2경기가 남는다.
유례없이 치열한 순위다툼. 2연전 체제가 엄청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야구는 적응의 스포츠. 어느 팀이 2연전 체제에 잘 적응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다. 각 구단은 과거 시범경기서 2연전 체제를 경험했지만, 정규시즌은 긴장감이 다르다. 삼성 류중일 감독 역시 3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일주일에 2번 이동하던 걸 3번을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했다.
▲ 기본적인 변수, 이동거리 증가와 체력관리
일찌감치 꼽혔던 변수는 역시 이동거리다. 3연전 체제서는 일요일과 목요일에 이동했다. 그러나 2연전 체제서는 일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에 이동한다. 그동안 선수들은 일요일에 이동하더라도 월요일에 게임이 없으니 실제 이동으로 인한 피로감은 금요일이 가장 높았다. 목요일에 이동한 뒤 여독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채 금요일 게임을 치렀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젠 일주일에 한 번 느꼈던 금요일의 피로감을 일주일에 두 번인 목요일과 토요일에 연달아 느끼게 된다.
일단 이동 자체가 선수들의 컨디션을 갉아먹는다. 한국은 일본이나 미국보다 이동거리가 적다. 그러나 버스로 이동하기 때문에 피로감이 만만치 않다. 최신식 고속버스에서 발 뻗고 잠을 자더라도 내집 안방 같을 순 없는 법. 새벽 3~4시에 다음 경기가 열릴 연고지 숙소에 도착하면 막상 잠이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차에서 불편하게라도 잤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갑자기 새로운 숙소에 딱 들어가면 잠이 안 올 때가 있다. 그러면 다음날 피곤하다”라고 했다. 체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KBO는 올 시즌 일정을 짤 때 최대한 이동거리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2연전 체제서 이동 횟수가 한 차례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아무래도 예전보단 이동거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수도권-지방-수도권-지방’같은 피곤한 스케줄을 받아드는 팀도 생기기 마련. 류 감독은 “대진 운을 누가 잘 받느냐도 중요하다”라고 했다.
▲ 2연전 체제, 상위팀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류 감독은 흥미로운 발언을 했다. “2연전 체제서는 중위권 팀이 상위권 팀과 승차를 줄이는 게 쉽지 않을 수 있다.” 왜 그럴까. 3연전 체제서는 모든 팀이 2승1패를 목표로 한다. 그러나 2연전서는 안정적으로 1승1패 전략으로 나가는 경우가 많다. 총력전을 펼쳐 2연패 할 경우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일전에 두산 김진욱 감독도 “2연전 첫 경기서 패배할 경우 분위기를 넘겨주면서 2연패 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
상대적으로 3연패 스윕보단 2연패 스윕의 확률이 더 높은 법. 물론 2연승을 낚아 상승세를 탈 수도 있지만, 현장 감독들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일주일에 펼쳐지는 세 차례 2연전서 모두 2연승을 거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때문에 때로는 1승1패 전략으로 힘의 분배를 할 경우 결국 중위권 팀들이 상위권 팀들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크진 않다는 것. 극단적으로 볼 때, 모든 팀이 1승1패로 5할을 할 경우 결국 순위 변동은 없다.
▲ 투수로테이션도 중요하다
2연전 체제서는 투수 로테이션에 따라서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3연전체제서는 상대 3~5선발을 차례대로 만나지 않는 한 최소 상대 1,2선발을 한 차례 만난다는 생각으로 나선다. 그래서 최소한 1패는 내준다는 각오로 나선다. 그런데 2연전 체제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상대 1,2선발을 연이어 만날 수도 있고, 3~4선발을 만날 수도 있다. 심지어 비로 경기가 밀릴 경우 4~5선발을 만날 수도 있다.
대진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류 감독은 “어차피 128경기 모두 에이스가 나오진 못한다. 승리 확률이 떨어지는 4~5선발이 연이어 2연전서 나올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선 상대 4~5선발이 나오는 게 수월하다”라고 했다. 이어 “대진도 중요하고, 날씨가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면서 우천으로 밀리는 게임도 나올 것이다”라고 했다. 이런 변수에 따라 어떤 팀은 계속 상대 1~2선발을 상대할 수도 있고, 어떤 팀은 계속 4~5선발을 상대할 수 있다. 당연히 승수를 쌓고 순위싸움에 탄력을 받으려면 후자의 경우가 낫다. 체력 변수에 대진 운까지. 순위싸움이 2연전 체제 속에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잠실구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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