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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지영 기자] 조각으로 빚은 듯 오뚝한 콧날에 큰 눈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배우 하연수에게는 사람을 끄는 묘한 매력이 있다. 카메라 너머로 본 하연수도 그러했지만 실제로 만난 하연수도 그런 느낌을 들게 하는 사람이었다.
"글쎄요. 제 마스크가 독특해서 그런 것 아닐까요"라고 말하며 특유의 환한 눈웃음을 지어 보이는 신예 하연수를 만났다.
하연수는 케이블채널 엠넷 드라마 '몬스타(MONSTAR)'로 이름과 얼굴을 알린 신인 배우다. 극 중 하연수가 맡은 민세이는 뉴질랜드에서 양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노래를 부르던 소녀. 어딘지 많은 비밀을 간직한 듯 신비한 분위기의 소녀가 서울의 한 고등학교로 전학을 왔다. 낮은 저음에 나 이외에 어떤 것에도 관심이 없을 것 같은 눈을 갖고 있던 민세이는 윤설찬(용준형)과 친구들을 만나 처음으로 마음을 열었다.
"민세이는 평소 내가 쓰지 않는 말투를 구사하고 느릿느릿하게 이야기하는 아이에요. 세이는 나와 비슷한 면도 있었지만 다른 면도 많은 친구라 고민이 많았죠. 자기만의 세계도 확고했고, 한 마디로 만화 같은 친구에요. 내 어투나 목소리로 감정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서 초반에 많이 힘들었어요. 중반 이후부터 내 이야기의 전말이 조금씩 드러났죠. 그때 차분히 이해가 되면서 표현하기가 훨씬 수월해졌어요."
'몬스타'는 뮤직드라마라는 특성답게 주연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다. 그 중 하연수는 매회 2곡 이상을 소화해야 했다. 10년 넘게 그림을 그렸다는 하연수에게 기타는 처음 만져보는 악기, 캐스팅이 된 후 1개월 동안 하루 10시간씩, 촬영 내내 틈만 날 때면 그는 기타 연습을 했다.
"기타를 쳐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처음 만져보는 악기였으니까 종일 기타랑 노래 연습만 했어요. 노래는 진짜 가수처럼 기교있게 잘 부르는 것보다 덤덤하고 꾸밈없는 창법으로 부르는 것이 중요했어요. 감독님도 저에게 가장 많이 요구했던 것이 노래에 담긴 진심이었고, 저도 진심으로 부르려고 노력했어요."
하연수는 극 중 윤설찬 역을 맡은 용준형에게 무한 사랑을 받았다. 민세이가 김선우(강하늘)와 눈만 마주쳐도 잔뜩 눈을 찌푸렸고, 주말 동안 연락이 없어도 "어떤 놈 만나느라 연락이 없었느냐"며 질투를 드러냈다.
"처음 제가 느낀 준형 오빠 이미지는 아이돌이었어요. '내가 아이돌을?'이라는 생각이 강했는지 친해지는 데 어려움이 많았죠. 저도 낯을 가리는 편이라 쉽게 친해지지는 못했어요. 나중에 함께 하는 촬영이 늘어나면서 그제야 친해졌어요."
'몬스타' 이후 하연수라는 이름과 얼굴을 알린 그에게 가장 많이 달라진 것은 무엇이었을까?"제 안에 다른 사람이 생겼다는 것? 민세이라는 인물이 제 안에 들어왔어요. 이 인물로 오랫동안 살다 보니 이 친구와 함께 저도 같이 성장한 것 같아요. 물론 인지도도 달라졌고(웃음). 길가다 아주머니도 알아봐 주세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해서'라고 말씀하시는 게 가장 기쁘고 신기해요."
하연수는 10년 넘게 그림을 그리던 평범한 학생이었다. 22살,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위태롭게 고민하던 그에게 현 소속사의 러브콜은 그를 크게 흔들어놨다. 몇 개월의 고민 끝에 하연수는 연기자라는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연기자는 좋은데 연예인은 아직도 어려워요. 일단 계획했던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은 무조건 해야 하는 성격이라 연기자도 잘해냈으면 좋겠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고 모르는 것 투성이라 차근차근 배워나가야해요."
'몬스타'가 끝나갈 무렵 하연수는 또 하나의 큰 기회를 얻었다. 그는 '하이킥' 시리즈를 만든 시트콤의 대가 김병욱 감독의 새 시트콤 '감자별 2013QR3'(이하 '감자별')에 캐스팅됐다. 배우 이순재, 노주현, 금보라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모인 시트콤은 신인 하연수에게 최고의 기회가 됐다.
"시트콤도 제가 정말 욕심이 났고 꼭 하고 싶었던 장르였어요. 현실적이고 요즘 있을 법한 이야기에 코믹한 요소가 더해진 이야기를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남 웃기기를 원래 좋아했어요. 대본 리딩에서도 이순재 선생님, 노주현 선생님 연기를 보는데 저절로 입이 벌어졌어요. '아, 연기는 저렇게 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 선생님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것 같아요."
'몬스타'에 이어 '감자별'까지 하연수의 연기 인생은 순탄하게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는 그. 이제 막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 그가 꿈꾸는 연기자 하연수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싶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니까 연기력도 더 쌓아서 해를 거듭할수록 더 나아지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죠. 그리고 '개성 있고 괜찮은 친구다', 혹은 '이 역할은 하연수 아니면 안 되겠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인기보다는 인정이 더 받고 싶어요."[배우 하연수.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지영 기자 jyou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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