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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믿고보는 배우' '하대세'. 이는 배우 하정우를 수식하는 말들이다. 그야말로 충무로 대세 하정우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어떤 캐릭터든 하정우는 생명을 불어 넣었고, 관객들은 환호했다. 찌질한 백수('멋진하루')부터 소름끼치는 희대의 사이코패스 살인마('추격자'), 살인 청탁을 받은 연변의 택시운전사('황해'), 부산 최대 조직의 보스('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등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이랬던 하정우가 영화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뉴스 앵커에 도전했다. 이 작품은 한강 마포대교 폭탄테러라는 최악의 재난 사태를 뉴스앵커가 독점 생중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하정우는 기자 출신 국민 앵커 윤영화 역을 맡았다. 불미스러운 일로 라디오 프로그램으로 밀려난 윤영화는 라디오 생방송 진행 중, 신원미상 청취자로부터 협박전화를 받게된다.
또 다시 신인감독과 호흡을 맞췄고, 배우 인생 처음으로 단독 주연을 맡았다. 여기에 앵커 역이다. 그동안 보여줬던 사투리를 버리고 단정한 앵커로 데스크에 앉았다.
기존 하정우의 행보와 비슷한 부분도, 또 다른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하정우에게는 "모두 똑같이 부담되는 작품"이었다.
영화 '설국열차'와 같은날 개봉해 한국 영화의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하정우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하 하정우와 나눈 일문일답.
- '더 테러 라이브' 흥행이 심상치 않다.
영화가 잘 되고 있다. 생각했던 것, 기대했던 것 보다 뜨겁게 반응해주셔서 좋다. 요즘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많은것도 일조 한 것 같다.
- 첫 단독주연작, 특별한 부담감은 없었나.
특별히 그런것(부담)은 없었다. 원래 단독이든 멀티든 영화 자체에 대한 부담감은 가지고 있다. 주연배우로서 잘 이끌어야 한다는, 감독의 의도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런 고민이 우선이다. 다만 관객들이 캐릭터를 보는 재미를 어떻게 지루하게 않게 끌어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은 많이 했다.
- 혼자서 극을 이끌어가다 싶이 했는데 지치진 않았나.
하하. 영화는 찍다보면 원래 지치고 힘들다. 그리고 테러범과의 전화통화는 실제로 옆 스튜디오에서 전화통화를 하면서 찍었고, 스튜디오 밖에 있는 사람들과도 소통을 하면서 촬영했다. 연기를 주고 받는것에 있어서 고립돼 쌩뚱맞게 혼자하진 않았다.
- 다른 영화와 다르게 순차적으로 촬영이 진행됐다고 들었다.
맞다. 장점이 있다. 후반부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런 연기가 있다. 순서를 바꿔서 찍으면 그만큼 계산을 해서 연기를 해야 하지만, 순차적으로 찍으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하지만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면 도미노처럼 넘어지는 그런것은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 아나운서와는 사뭇 다른 이미지다.
그런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다양한 아나운서가 존재하지 않는가. 아나운서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말투에서는 기자 출신 앵커라는 점에서 좀 자유로운 부분이 있었다. PD 출신이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을 보면 좀 투박하고 어색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볼수록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운 리얼리티가 있다고 생각했다.
- 하는 작품마다 대박이다.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
나도 영화 관객중 한명이다. 대중적인 입맛을 가지고 있는것 같다. 그 기준으로 시나리오를 봤을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이 '재미'다. 영화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한 영화도 없다. 사람을 표현할때 '완벽'이라는 수식어가 아닌 '좋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영화를 보면 만드는 사람의 매력이 보인다. 대본의 재미와 그것을 만드는 사람(감독)의 매력을 본다.
- 이번 작품도 신인감독이다.
물론 작품을 많이 해 본 감독과 작업을 하면 편한것은 있다. 촬영 진행이나 연기에 대한 디렉션이 확연하게 다르다. 하지만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출발은 같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만드는 감독과 배우 자체만 놓고 봤을때 별 차이는 없다.
- 김병우 감독과의 만남은 어땠나.
김병우 감독이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4년동안 준비를 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다. 그 사람(김병우 감독)에게서 자신감이 느껴졌다. 만들고자 하는 것이 뚜렷하게 있었다. 만나서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신뢰가 갔다. 영화에 대한 가치관이 통하고 방향이 일치하는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다. 그런면에서 김병우 감독과 많은 부분이 일치했다.
- 하대세,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있다.
믿고 보는 배우라…. 많이 쑥스럽다. 나도 좋아하는 배우들이 있다. 최민식, 송강호, 한석규, 김윤석 형 등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는 어떤 영화이냐가 중요한것이 아니다. 그냥 보고 싶다. 그런것처럼 나 역시도 관객들에게 그런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언제나 가슴에 새겨놓고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좀 더 많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싶다.
- 연이어 작품을 하면서 지칠법도 한데 힘들진 않는가.
힘들지 않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를 찍는 사람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틈틈히 여행도 다니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다. 한달동안 여행을 다녀온적도 있다. 영화 촬영은 드라마에 비해 여유가 있다. 오랜시간 산책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1박 2일 코스로 산책을 하기도 한다.
- 해외진출 계획은 없는가.
늘 마음속에 해외진출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계획은 하고 있다. 어떻게 해외진출을 하고, 어떤 작품을 통해 해외로 나갈것인가의 문제다. 때가 되면 해외진출을 할 것이다.
- 최근 대학 졸업앨범 속 삭발한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대학 졸업앨범이다. 당시 연극 '오델로'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삭발을 했다. 영화 '군도'를 위해 한 삭발과 같은 스타일이다. 고등학교때도 삭발을 하고 다녔다. 하하.
['더 테러 라이브' 스틸컷 하정우. 사진 = 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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