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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고아성(21)은 배우로 보자면 아직 어린 나이다. 하지만 어느덧 자신만의 색을 가진 배우로 성장했다. 어느새 고아성이라는 이름 세 글자에 '연기 잘 하는 배우',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도 당당히 제 존재감을 빛내는 배우'라는 의미를 담아냈다.
영화 '설국열차'(감독 봉준호)에서도 마찬가지다. 봉준호 감독은 시나리오가 완성되기 전부터 고아성과 송강호를 캐스팅 했고, 그 전략은 딱 맞아 떨어졌다.
고아성은 "시나리오 작업 때부터 캐스팅이 됐고, 어느 정도 나를 염두에 두고 쓰여진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됐다. 이런 전 과정 참여가 처음이었다"며 "완전히 떠나보내기가 무섭다. '박쥐', '밀양' 등 여러 작품에서 이런 작업을 해왔던 송강호 선배님에게 '떠나보내기 힘들지 않냐'고 여쭤봤더니, 송강호 선배님도 '그 중에서 '설국열차'가 제일 힘들었다'고 말씀하시더라"라고 밝혔다.
이처럼 유독 더 '설국열차'가 특별하게 여겨지는 건 '어디에도 없던 특별한 작업'이었기 때문. 한국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에 다국적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촬영 역시 외국에서 이뤄졌다.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할리우드 시스템도 그렇다고 한국 시스템도 아닌 '설국열차' 만의 시스템으로 진행됐다.
이런 '설국열차'에 대한 관심은 국내 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 외신들도 참석, 영화에 대한 호평들을 내놨다. 자연히 한국의 두 배우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을 것. 실제 고아성은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어 "할리우드가 모든 영화배우의 목적지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양한 경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설국열차'로 인해 외국에서 일을 할 때 낯설거나 두렵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해외 진출에 강박을 가지고 있거나 진출만을 위해 영어를 공부한거나 하는 건 아니다. 전에 송강호 선배님이 '스포츠는 나라끼리 힘을 겨뤄서 1, 2등을 나누지만 문화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난 할리우드 보다 한국에서 영화를 찍는 것이 가장 편하고, 할리우드가 최종 목적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의연하게 말을 이어가는 고아성이지만 사실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존 허트, 제이미 벨, 옥타비아 스펜서, 이완 브렘너, 앨리슨 필 등과 연기를 한다는 건 설렘뿐 아니라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듀엣'에서 제임스 페이지와 함께 영어로 연기한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이었다.
사실 '설국열차'에서 고아성이 직접적으로 호흡을 맞추는 배우는 송강호와 크리스 에반스. 하지만 촬영 현장에서는 다국적 배우들이 모인만큼 국적에 따라 나뉘지 않고 두루두루 친하게 지냈다. 특히 고아성의 앞 트레일러를 쓴 이완 브렘너는 영화를 좋아하는 취향 등이 비슷해 유독 더 친해진 배우. 이 외에 그의 배우 인생에 큰 의미로 남은 배우도 있다. 바로 틸다 스윈튼이다.
고아성은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배우 한 명을 꼽으라면 틸다 스윈튼이다. 앞으로 '내 삶에 불처럼 일어나는 배우'일 것이다.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데, 문득문득 틸다와 있었던 순간과 말 등이 하나하나 다 생각난다. 틸다가 처음 '설국열차'를 준비하면서 역할에 몰입했던 것들이 떠오른다. 사전 준비가 굉장히 철저했다. 상상 이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일을 하는데도 자꾸 틸다가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고아성은 이미 특별한 배우가 돼 있지만 앞으로도 자신을 알고 색을 찾는 과정을 거듭해 나갈 예정이다.
고아성이 출연한 영화 '설국열차'는 새로운 빙하기, 인류 마지막 생존지역인 열차 안에서 억압에 시달리던 꼬리칸 사람들의 반란을 담아낸 영화다. 국내 배우 송강호, 고아성 외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존 허트,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옥타비아 스펜서, 이완 브렘너, 앨리슨 필 등이 출연했다.
[배우 고아성.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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