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 LG는 완전히 분위기를 탔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인정했다. LG 야구. 너무나도 막강하다. 13일 대구 삼성전을 잡으면서 선두 삼성과의 승차를 없앴다. 최근 4연승. LG가 14일 경기마저 잡을 경우 삼성을 2위로 밀어내고 단독선두에 오른다. 그것도 삼성의 홈인 대구에서 삼성의 자존심을 완벽하게 꺾어놓을 수 있다는 의미.
지금 LG 전력은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 13일 복귀전을 가진 벤자민 주키치가 부진했지만, 크게 표시가 나지 않는다. 선발진은 리즈-우규민-신정락-류제국 등이 탄탄하게 돌아간다. 불펜도 유원상, 정현욱이 주춤하지만, 이동현, 류택현, 봉중근이 중심을 잘 잡고 있다. 타선.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이병규, 박용택, 정성훈, 이진영, 권용관 등 베테랑들과 정의윤, 오지환, 김용의, 문선재 등 젊은 선수들의 조화가 기가 막힌다.
▲ 겸손한 김기태 감독, 덕아웃에서 말을 아낀다
김기태 감독의 겸손함. 이미 수 차례 보도했다. 그런데 삼성을 제칠 수 있는 이 시점에서도 말을 아낀다. 김 감독은 13일 경기를 앞두고 “마음 같아선 ‘어떻게 하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심정을 이해해주십시오”라고 했다. 잘 나갈수록 더 몸을 낮춘다. 행여 자신의 말 한마디가 팀 분위기를 망치진 않을까 걱정하는 김 감독이다.
하나 더. 김 감독은 덕아웃에서 특정 선수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도 최대한 자제한다. 특히 포지션이나 보직을 놓고 경쟁을 하는 선수들에 대해선 더더욱 그렇다. “내 말 한마디로 누군가가 상처를 받을 수 있으니까”라는 게 김 감독의 설명. 심지어 전날 활약이 좋았던 선수에게도 “잘했다”라고 칭찬은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자세하겐 하지 않는다.
물론 김 감독이 덕아웃에서 완전히 입을 닫는 건 아니다. 중요한 정보는 기자들에게 공개한다. 그 누구보다도 언론 친화적으로 유명한 김 감독이다. 심지어 경기 후에도 “팬들의 응원에 감사하다”라는 식의 코멘트를 꼭 남긴다. 팬 사랑을 잊지 않는 것. 이런 김 감독의 자세는 고스란히 팀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LG 선수들 역시 자신감은 충만하지만, 일명 엘레발(LG+설레발)은 치지 않는다.
▲ 막강한 LG, 선두야심을 버릴 필요는 없다
지금 LG의 투타밸런스는 최상이다. 흐름까지 탔다. 패배의식을 버린 건 오래 전이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깔려있다. 더 이상 포스트시즌 진출에 만족할 분위기가 아니다. 내부적으론 순위에 대해 여전히 언급을 하지 않지만, 올 시즌 LG의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급기야 선두 삼성과 승차를 없앤 마당에 선두 욕심을 버릴 이유는 전혀 없다. 선두 싸움을 해도 문제 없는 전력이다. LG는 지금 삼성보다 전력이 오히려 낫다. 팀 평균자책점(3.67, 4.00)과 팀 타율(0.289, 0.284)을 봐도 그렇다. LG가 흐름을 탄 건 사실이지만, 5월 말 이후 3개월 가깝게 이런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건 단순히 기세만으로 야구를 하는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LG는 요즘 삼성, 두산 등 상위권 팀만 만나면 더 막강한 힘을 과시한다.
김 감독은 일단 돌아가기를 선택했다. 이번 삼성과의 대구 원정에 원투펀치 리즈와 우규민을 데려오지 않고 15~16일 잠실 한화전으로 돌렸다. 괜히 총력전을 기울였다 실패할 경우 흐름이 꺾일 것을 우려했기 때문. 무엇보다도 아직 40여경기 남은 상황에서 승부 자체를 더 길게 보고 있다. 하지만, LG는 리즈와 유규민을 대구에 데려오지도 않고도 단독선두를 넘보고 있다. 그 정도로 강해졌다.
현 포스트시즌 체제에서 LG가 1위를 포기할 이유는 전혀 없다. 최대한 높은 스테이지에 올라가 있는 게 유리하다는 건 누구나 다 안다. LG 역시 삼성과 승차를 없앤 상황에서 선두 질주 욕심이 없진 않을 것이다. 단지 1위 야심을 언제 드러낼 것인지가 궁금하다. 겸손함도 좋지만, 선두야심을 버릴 이유는 전혀 없다.
[LG 선수들. 사진 = 대구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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