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관중들은 동생들의 패기에 박수를 보냈다.
프로아마최강전의 묘미. 역시 프로 형님들과 대학 후배들이 맞대결하는 것이다. 구력에서 앞서는 프로 형님들이 대부분 대학을 찍어 누른다. 그러나 때론 대학이 반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그게 이 대회서만 맛볼 수 있는 쏠쏠한 묘미다. 과거 농구대잔치 때도 그랬다. 대학팀들이 선전한다는 건 그만큼 한국농구의 미래가 밝다는 의미다.
17일 잠실학생체육관. 고려대와 오리온스가 2라운드 맞대결을 치렀다. 고려대는 현재 경희대, 연세대와 함께 대학 3강로 분류된다. 원래 전통의 강호였으나 최근 몇 년간은 주춤했던 게 사실. 그러나 최근 서서히 전력이 좋아지고 있다. 올 시즌 대학리그 3위를 차지한 고려대는 포스트시즌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
고려대엔 괴물센터 이종현이 버티고 있다. 이종현은 이미 지난해와 올해 성인대표팀에 뽑혀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날 오리온스 골밑을 상대로도 거침 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탄력과 리바운드 장악, 골밑 움직임 등에서 이미 탈 대학수준이었다. 대학 1년생인 이종현의 행보는 확실히 놀랍다. 좀 더 세밀한 움직임을 보완한다면 대성할 유망주다. 이날 25점 13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사실 고려대엔 이종현 말고도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선수가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2학년 이승현. 그는 성인대표팀 예비엔트리까지 포함됐다. 형님들에게 밀려 아시아선수권대회엔 참가하지 못했으나 고교 시절부터 남다른 웨이트와 골밑 장악능력을 과시했다. 197cm에 109kg. 다부진 체구다. 육중한 체구지만 골밑 움직임은 굉장히 날렵하다. 포스트업에 이은 턴어라운드 슛도 좋다. 일각에선 제2의 현주엽이라고 평가한다. 이승현은 이날 15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포인트가드 박재현도 눈에 띄는 선수. 실질적인 고려대 리더다. 4학년 졸업반인 그는 올 가을 신인드래프트서 상위 픽 지명이 확실시 된다. 경희대 3인방보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알짜배기 가드다. 경기운영능력을 갖췄다. 소위 말하는 대학 최고의 스타들을 아우르는 리더십이 있다. 박재현은 이날 오리온스 전태풍과의 맞대결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14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밖에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했던 2학년 슈터 문성곤, 여자프로농구 삼성생명 이호근 감독의 아들인 이동엽도 장차 한국농구를 이끌 보석들이다. 문성곤은 이날 3점슛 2개 포함 18점, 이동엽은 7점을 기록했다.
결국 고려대는 오리온스를 격파했다. 물론 오리온스는 부상에서 회복해 재활 중인 최진수가 출전하지 않아 100% 전력이 아니었다. 김동욱도 아직은 예전 몸 놀림이 아니었다. 하지만, 전태풍, 이현민, 전정규 등을 보유한 오리온스는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니다. 2013-2014시즌 최소 6강은 거뜬히 들 수 있는 강팀이다.
현재 남자 대학농구엔 경희대 3인방만 있는 게 아니다. 알고 보면 각 팀에 유망주가 많이 있다. 고려대는 그 중에서도 좋은 자원이 많이 모인 팀이다. 프로-아마 최강전을 통해 프로 관계자들, 농구 팬들에게 고려대가 제대로 자신들의 잠재력을 발산했다. 한국농구는 이런 좋은 자원들을 잘 관리하고 키워야 한다. 이들이 바로 한국농구의 미래다. 고려대의 반란이 참 반갑다.
[이승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