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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프로아마최강전, 왜 하나요?”
경희대 최부영 감독. 농구계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유명하다. “나는 마음 속에 담아놓고 넘어가질 못하는 성격이다. 할 말은 해야 한다”라고 했다. 최 감독은 20일 모비스와의 프로아마최강전 8강전서 패배한 게 너무나도 억울한 표정이었다. “프로팀들의 경기에서 이런 판정이 나왔다면 경기 중에 난리가 났을 것.” “KBL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내뱉었다.
최 감독의 말대로 몇 가지 의심스러운 판정이 있긴 했다. 최 감독은 그게 쌓이고 쌓여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 모양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 감독이 심판 판정을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였다는 반응도 있었다. 분명한 건, 최 감독의 분노를 그냥 넘겨선 안 된다는 점이다. 분명히 KBL이 곱씹어봐야 할 게 있었다.
▲ 고개 갸웃거릴만한 애매한 장면들
최 감독은 직접적으로 어떤 장면에서 판정에 아쉬움이 있는지 털어놓진 않았다. 몇 가지 유추되는 장면은 있다. 2쿼터 1초가량을 남기고 모비스 문태영이 드리블을 했다. 경희대 두경민이 파울로 끊었다. 심판은 속공파울을 선언했다. 모비스가 자유투 2개와 공격권을 얻었다. 하지만, 문태영이 드리블할 당시 전방에 선수들이 몇 명 포진해 있었다.
4쿼터 종료 4분 50여초 전. 모비스 문태영이 오른쪽 45도 부근에서 2점슛을 시도했다. 경희대 수비수의 접촉이 살짝 있었다. 슛은 림 속으로 들어갔다. 바스켓 카운트 선언. 파울인지, 아닌지 애매했다. 마지막으로 2분 50여초 전 경희대 김민구가 골밑을 파고들다 문태영과 접촉이 있었다. 느린 그림으론 문태영이 김민구의 팔을 쳤다. 그러나 심판은 김민구의 터치아웃을 선언했다.
마지막 상황을 제외하곤 애매한 판정들이었다. 경기 후 익명을 요구한 한 원로 농구인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최 감독이 아쉬워한 건 이해가 된다”라면서도 “그 정도는 농구를 하다 보면 나올 수도 있다. 경희대 입장에서도, 모비스 입장에서도 모두 불리한 판정이 있었다”라고 했다. 한편,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판정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 일관성 없는 판정은 안 된다
최 감독은 중요한 지적을 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일관성 없는 판정. 1회 대회 당시 전자랜드전을 떠올렸다. 최 감독은 “김종규가 8점 앞선 상황에서 아웃 오브 바운드를 했다. FIBA룰에 따르면 상대가 아웃 오브 바운드를 하는 사람 앞에서 강력하게 프레스를 하지 않으면 수비할 의사가 없다고 본다. 라인을 약간 밟고 패스를 해도 상관 없다. 종규가 라인을 살짝 넘어가서 패스를 했는데 바이얼레이션을 지적 받았다”라고 했다. 최 감독은 그 휘슬 하나로 경기 흐름이 전자랜드로 넘어갔다고 했다.
당시 최 감독은 해당 심판에게 “KBL룰과 FIBA룰이 다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심판은 “다릅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수비수가 어떤 자세를 취하든 아웃 오브 바운드를 하는 선수의 발은 라인 밖에 있어야 한다라는 판정. 최 감독은 수긍을 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최근 다시 분노했다. “얼마 전에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KBL과 회의를 했다. 심판들을 교육하는 사람에게 다시 물었더니 수비할 의사가 없다면 라인을 살짝 밟아도 된다고 하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감독은 “왜 민구가 살짝 치면 파울이고, 저쪽(모비스)이 세게 치면 파울을 불지 않나. 이건 대학이 프로에게 무조건 지라고 하는 것이다. 이럴거면 프로아마최강전을 왜 하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판정에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건 KBL, WKBL 심판들의 공통된 문제점. 한국농구의 병폐다. 그냥 넘길 문제는 아니다.
▲ 왜 프로-아마 최강전에 KBL룰, KBL 심판만 고집하나
최 감독의 지적은 또 있었다. “프로아마최강전 아니냐. 그런데 왜 KBL룰을 고집하나”라고 했다. 최 감독은 “KBL룰은 이해가 안 되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며 몇 가지 예를 들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대학은 FIBA룰에 익숙하기 때문에 KBL룰로 이 대회를 치르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
그리고 최 감독은 “전 세계 어디를 찾아봐도 프로농구가 아닌 농구대회의 룰은 FIBA룰로 한다. 어차피 KBL 선수들도 국제대회에 나가면 FIBA룰에 따라야 한다. 이 대회라도 FIBA룰로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런 논리로 “KBL 심판뿐 아니라 대한농구협회, 대학농구연맹에도 심판이 있다. 그 사람들도 함께 이 대회에 참가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상당히 일리 있는 지적이다. 이 대회는 KBL이 주관하지만, 프로농구는 아니다. 따라서 굳이 KBL룰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 대학농구연맹 심판들이 참가할 명분이 당연히 있다. 국제경쟁력 강화차원에서도 FIBA룰 적용이 필요하다. KBL 관계자도 수긍했다. “점차 바꿔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근 KBL 이사회에서도 24초 공격제한시간, 공이 백보드 뒤로 넘어가는 상황 등 일부 규칙을 FIBA룰로 손질했다. 최 감독의 분노.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한국농구가 새겨들어야 할 점도 분명히 있다.
[최부영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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