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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믿었던 체인지업에 당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2연패에 빠졌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보스턴과의 인터리그 홈 경기서 5이닝 5피안타 7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5패(12승)째를 맛봤다. 20일 마이애미전서 4패째를 떠안은 뒤 2연패를 떠안았다. 잘 나가던 류현진에게 브레이크가 걸린 것. 분명 부진한 건 아니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아쉬운 장면이 남아있다.
류현진은 1회 4실점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1사 후 쉐인 빅토리노에게 볼카운트 2B2S에서 직구를 던지다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몸에 맞는 볼. 후속 더스틴 페드로이아에겐 풀카운트에서 7구째 체인지업을 던지다 내야안타를 맞았다. 류현진은 흔들렸다. 제구의 예리함이 순간적으로 떨어졌다. 마이크 나폴리에게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를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중간 선제 적시타를 내줬다. 후속 자니 곰스에겐 초구에 직구를 던지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내줬다. 시즌 13번째 피홈런.
류현진은 2회부터 5회까지 잘 막았다. 하지만, 5회 대타 닉 푼토로 교체됐다. 돈 매팅리 감독은 팀 타선이 존 레스터에게 꽉 막혀있던 걸 감안해 류현진을 과감하게 바꿨다. 때문에 단순히 투구내용이 나빠서 교체된 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1회 부진이 아쉬웠다. 장타력과 집중력이 있는 보스턴 타선을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보스턴 타선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잘 공략했다. 류현진을 처음으로 상대하는 보스턴 타자들은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타석에 들어선 듯했다. 1회 페드로이아, 나폴리에게 연이어 안타와 적시타를 맞을 당시 두 타자는 직구엔 거의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다. 류현진은 급한대로 곰스에겐 직구 위주의 피칭을 했으나 제구가 살짝 가운데로 몰리자 피홈런으로 이어졌다. 최악의 결과가 나온 것.
류현진은 2회 공 8개로 삼자범퇴를 솎아내며 안정감을 찾았다. 3회에도 안타 1개를 내줬으나 실점없이 넘어갔다. 그러나 나폴리에게 내준 중전안타 당시 던진 구질도 체인지업이었다. 4회 선두타자 스테판 드류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내줄 당시엔 슬라이더를 던졌다. 아무래도 체인지업을 의식한 결과였다. 체인지업이 자꾸 정타로 맞아나가자 부담이 된 류현진-A.J 엘리스는 급한대로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였으나 그게 또 장타로 연결된 것이다.
물론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매우 훌륭하다. 2회부터 체인지업으로 연이어 삼진을 잡기도 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타자가 미리 준비한다고 해서 공략하기 쉬운 구질이 아니다. 하지만, 경기 초반에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의도적으로 노릴 때 순간적인 대응카드를 잘 선택할 필요는 있다. 경기를 치르다 보면 주무기가 얻어맞을 때도 있고 범타가 될 타구가 안타가 될 때도 있다. 이럴 때 흔들리지 않고 임기응변능력을 선보여야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최근 2경기서 연이어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잃는 모습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이날 패전으로 평균자책점이 3.08까지 올라갔다. 2점대가 또 한번 무너진 것이다. 또한 올 시즌 홈 12경기째만에 처음으로 퀼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여기에 FOX TV를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는 게임서 주춤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경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물론 15승 전망은 여전히 어둡지 않다. 최근 2경기서 나타난 아쉬운 점을 보완한다면, 여전히 미국 언론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1회 내준 4점은 너무 아쉬웠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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