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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한국 힙합계가 공개 디스전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3일 힙합듀오 슈프림팀(이센스 사이먼디)의 전 멤버 이센스가 최근 전속계약을 해지한 전 소속사 아메바컬쳐와 한솥밥을 먹던 선배 다이나믹 듀오(최자 개코)를 상대로 기습 발표한 디스곡 ‘유 캔트 컨트롤 미(You Can't Control Me)’로 본격 촉발된 디스전은 래퍼 스윙스의 연이은 디스곡에 개코와 슈프림팀 멤버였던 사이먼디까지 맞대응곡을 발표하며 디스에 맞디스로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처음 이센스는 자신의 디스곡을 통해 전 소속사와 선배이자 실질적인 회사 사장인 다이나믹 듀오를 직접 거론하며 그간 쌓였던 불만을 원색적인 비난과 함께 공개적으로 표출했고, 최근 다이나믹 듀오는 새 앨범이 대성공을 거두며 언더 힙합계를 넘어 메이저에서 활발히 활동을 펼치며 강력한 입지를 다지고 있던 터라 그의 말 한마디에 대한 대중의 반응속도도 더욱 빨랐다.
이어 이센스는 개코에게 자신의 랩에 대한 답가로 화답해 줄 것을 원했고, 그 사이 평소 이센스와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스윙스가 후속 디스곡을 연이어 발표하며 더욱 논란에 불을 지폈다. 특히 스윙스는 이센스와 슈프림팀으로 오랫동안 함께했던 사이먼디에 대한 욕설과 함께 비난의 날을 세우며 아메바컬쳐에 잔류한 그를 자극했다.
이에 아메바컬쳐 측은 공식입장을 밝히는 대신 24일 개코의 이센스에 대한 맞디스곡과 25일 새벽 사이먼디의 스윙스에 대한 추가 디스곡으로 대신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다. 여기에 이센스는 2차 디스곡까지 낸 상태이고 스윙스 역시 현재 또 다시 맞대응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의 치열한 디스 난타전에 대해 힙합계를 비롯해 가요계 전반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또 힙합 마니아들 뿐만 아니라 힙합에 낯설어하던 일반 대중들도 이들의 향후 추이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3일 연속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를 오르락 내리며 높은 관심을 반증했다.
그간 많은 힙합 가수들이 디스성의 랩을 발표하며 공공연히 자신의 의사를 표현해 왔지만 이처럼 공개적인 디스전으로 확대되며 뜨겁게 대중의 집중 관심을 받았던 적은 처음이다.
많은 이들은 미국 신예 래퍼 켄드릭 라마가 ‘콘트롤(Control)’이라는 노래로 미국 대표 힙합신들을 공격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사태 이후, 한국 힙합퍼들도 이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실제 이들의 디스곡들은 켄드릭 라마의 ‘콘트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사실 이센스에 앞서 스윙스는 지난 21일 ‘킹 스윙스(King Swings)’라는 곡으로 한국의 2대 힙합 크루를 공격했고 이를 다른 동료 래퍼들이 맞대응하면서 디스전의 전초전 양상을 보였으나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마초 파문 이후 2년여의 공백을 깨고 슈프림팀으로 본격 컴백이 예상됐던 이센스가 돌연 회사와 계약이 해지된 것과 관련해 속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과 함께 가장 핫한 힙합계 스타 다이나믹 듀오를 직접적으로 건드리면서 판도는 달라졌다.
단, 이같은 뜨거운 랩 배틀에 대해 “역시 힙합은 디스배틀이 제 맛”, “어떤 대응곡들이 나올지 기대된다”, “이렇게 주목받다니.. 한국 힙합계의 달라진 위상이다”, “한국 힙합의 전환점이 될 것 같다”라며 환영하는 시선이 있는 반면, 욕설과 비난이 난무하는 인신공격성 폭로전이 거북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때는 한솥밥을 먹던 사이이자 선후배, 형 동생으로 지냈던 이들이 힙합 정신을 이유로 사실상 서로에 대한 개인적인 불만과 악의적인 욕설을 공개적으로 표출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디스의 의미인가 하는 점에서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순한 폭로전에 이슈로만 끝날지 이를 계기로 국내 힙합 음악계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 다음 디스곡들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이를 마주하는 힙합퍼들과 대중의 수준높은 맞대응도 필요한 시점이다.
[전 슈프림팀 사이먼디와 이센스(위), 다이나믹 듀오 최자와 개코(가운데), 스윙스(아래). 사진 = 아메바컬쳐, 브랜뉴뮤직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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