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점차 승부 순위. 중간순위와는 달랐다.
야구에서 1점차 승부는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는 의미다. 접전은 다른 말로 총력전이다. 총력전을 펼친 건 해당 팀들이 주어진 환경 속에서 100%의 힘을 쏟아 부었다는 뜻이다. 물론 주어진 환경이 총력전을 불가능하게 만들 때도 있다. 28일 현재 1점차 승부 결과를 순위로 산정해봐도 중간순위와 정확하게 일치하진 않았다. 하지만, 총력전을 펼쳐 승리했다면 그 팀의 힘은 강하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27일까지 1점차로 갈린 경기는 총 113경기였다. 정규시즌이 460경기가 진행됐으니 1점차 승부가 나온 확률은 24.6%. 매일 4경기가 열리니 거의 하루에 1경기는 1점차 승부가 나왔다는 의미. 이러니 1점차 승부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27일엔 4경기 중 2경기가 1점차로 갈렸다. 삼성이 대구 홈 게임서 9회 김상수의 끝내기 안타로 NC에 승리했고, 넥센도 잠실 원정 게임서 LG를 1-0으로 잡았다. 1점차 승부로 선두다툼을 하는 삼성과 LG의 희비가 엇갈렸다.
▲ 1점차 승부 순위, 중간순위와는 살짝 다르네
1점차 승부 결과만을 순위로 산정해봤다. 1위는 14승 6패의 삼성이다. 2위는 19승 13패의 롯데, 3위는 13승 9패의 두산이다. 4위는 15승 15패의 LG, 5위는 12승 14패의 SK, 12승 15패의 넥센과 NC가 공동 6위다. 8위는 9승 13패의 한화, 최하위는 7승 13패의 KIA다. 중간순위와는 살짝 다르다. 1점차 승부 순위가 중간순위와 같은 팀은 선두 삼성과 3위 두산뿐이다.
대체로 상위권 팀들이 1점차 승부서도 강했다. 삼성과 두산이 1점차 승부서 강한 걸 보면 그렇다. 그리고 1점차 승부서 약했던 팀은 실제 순위서도 중,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대표적인 팀이 한화다. SK 역시 1점차 승부와 중간순위 모두 중위권이었고, KIA 역시 1점차 승부와 중간순위 모두 하위권이다. 1점차 승부서 강해야 강팀이란 말은 이런 통계로도 어느 정도 입증된다.
▲ 삼성-롯데-두산, 왜 1점차 승부서 강할까
삼성은 27일 0-1을 2-1로 뒤집었다. 최근 급격히 흔들렸지만, 오랜만에 삼성 마운드의 힘이 느껴진 경기였다. 선발 차우찬이 NC 선발 이재학과 팽팽한 투수전을 벌였다. 차우찬은 선제 실점을 했으나 7⅔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이후 안지만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자 9회말 역전극이 완성됐다. 안지만은 지난주 NC와의 창원 원정서 실점했으나 이날 좋은 피칭으로 역시 좋은 투수라는 걸 입증했다. 삼성은 팀 블론세이브가 단 5차례로 리그 최소다. 60승을 거두는 과정이 가장 안정적이었다. 삼성은 타선과 수비 집중력 모두 최강이다.
롯데도 1점차서는 안정감을 보인다. 롯데는 평균자책점이 3.95로 2위다. 타선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약해졌지만 기본적으로 마운드에 경쟁력이 있다. 마무리 김성배가 후반기에 좀 불안해도 24세이브를 쌓은 건 무시할 수 없다. 정대현이 예전만 못하고 최대성이 시즌아웃 된 데다 김사율이 선발 외유를 했다. 그래도 강영식과 이명우가 뒷문을 잘 받쳐주고 있다. 롯데는 적은 점수로도 승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1점차 승부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32경기. 그럼에도 실제 순위가 5위인 건 팀 타율 0.262인 공격력 자체에 발목 잡힌 케이스가 많았다고 봐야 한다.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은 4.64로 좋지 않다. 특히 뒷문은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다. 그럼에도 1점 승부서 5할이 넘는 건 야수들의 힘이라고 봐야 한다. 두산 야수진은 삼성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두껍다. 두산은 0.288로 팀 타율 1위다. 경기 중, 후반 상대 필승조를 상대로 결정적인 점수를 만들어낼 힘이 있다. 수비력 역시 탄탄한 선수가 많다. 이런 것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마운드의 힘을 보충해내고 있다.
▲ LG-넥센, 1점차 승부 약세가 옥에 티
올 시즌 식상한 4강구도를 깬 팀이 LG와 넥센이다. 공교롭게도 LG와 넥센은 1점차 승부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LG는 27일 넥센에 1점차로 패배하면서 1점차 승률이 15승 15패로 정확하게 5할이 됐다. 예전보단 1점차 승부서 강해진 건 맞다. 하지만, 팀 타율(0.286) 2위, 팀 평균자책점(3.73) 1위로 리그 최고의 투타밸런스를 자랑하는 팀인걸 감안하면 남는 장사를 하지 못했다. 마무리 봉중근을 필두로 이동현, 정현욱, 류택현, 이상열, 유원상이 이끄는 필승조는 삼성보다 더 강하다. 타선 역시 베테랑들과 신예들의 조화가 기가 막힌다. 하지만, 1점차 승부는 4위다. 1점 승부서 승리만큼 패배도 적지 않은 건 미스터리다.
넥센의 1점차 승부 약세는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넥센은 팀 평균자책점이 4.40으로 6위다. 마무리 손승락이 버티고 있으나 손승락까지 가는 과정이 다소 불안하다. 선발진 후미도 무너진 상황이라 타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1점차 승부서 강할 수 없다. 그런데도 4위를 지키고 있는 건 전체적으로 팀 컬러 자체는 끈끈해졌다는 방증. 하지만, 1점차 승부 12승 15패는 후반기 들어 선두권에서 미끄러진 또 다른 이유다. 그런 점에서 넥센의 27일 1점차 승리는 의미가 있었다.
4강다툼서 고전 중인 SK, 시즌 중반 이후 추락을 거듭한 KIA는 1점차 승부 약세가 뼈 아프다. 특히 우승후보로 불렸던 KIA의 1점차 승률 최하위는 충격적이다. 일찌감치 2약으로 분류된 한화와 NC의 1점차 약세도 전력의 근본적인 한계가 나타난 결과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위에서부터 삼성, 롯데,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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