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1회 결정적 2실책이 운명을 바꿨다.
1일 잠실구장. 경기 전 만난 두산 김진욱 감독과 삼성 류중일 감독 모두 “이젠 1경기, 1경기가 정말 중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팀 당 약 20경기 남았다. 9월 한달 결과에 따라 올 시즌 농사 결과가 나온다. 선두다툼을 하는 삼성. 내부적으론 여전히 선두를 포기하지 않은데다 4위권과의 격차도 벌리고 싶은 두산. 지난달 31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이날 경기를 벼르고 있었다. 총력전 모드였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오늘 차우찬이 나갈 수도 있다”라고 했다. 원래 차우찬이 이날 선발 등판을 하는 날이었다. 그러나 31일 경기가 비로 취소되면서 31일 선발등판할 예정이던 장원삼이 그대로 이날 경기에 나섰다. 때문에 차우찬은 선발 로테이션을 건너뛰든지, 3일 대구 KIA전에 선발 등판하든지 선택해야 했다. 류 감독의 선택은 이날 구원투입이었다. 어차피 5~6일 휴식을 취하는 삼성으로선 선발진 운영에 여유가 있었다. 이 경기를 꼭 잡겠다는 심산으로 차우찬을 조커로 썼다.
실제 차우찬은 4회 2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등판했다. 이종욱을 2루 땅볼로 처리했고 이후에도 두산 타선을 잘 막았다. 하지만, 삼성은 결과적으로 차우찬이 구원등판해 얻는 게 없었다. 차우찬의 구원 역투에도 팀이 패배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좋은 피칭을 했다. 삼성 타선은 유희관의 공에 적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승부를 가른 결정적 장면은 역시 1회 김상수의 연이은 2실책이었다. 귀신에 홀린 듯한 장면이었다. 1회 선두타자 이종욱의 타구, 후속 민병헌의 타구 모두 손쉬운 타구였다. 불규칙성으로 공이 통통 튀지도 않았고 김상수가 잘 잡았는데 김상수의 손을 떠난 공은 동료 야수의 글러브 혹은 미트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종욱의 타구는 그나마 1루수 이승엽이 빠르게 수습했다. 하지만, 무사 1루 상황에서 민병헌의 타구를 처리할 때 나온 실책은 결국 투 베이스를 허용했다.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던 김태완이 도저히 잡기 힘들었다. 공은 외야로 빠져나갔다. 우익수 박한이가 재빨리 타구를 잡았으나 2사 주자 없어야 할 상황은 이미 무사 2,3루 위기로 둔갑하고 말았다. 두산은 김현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최준석의 2루땅볼로 가볍게 2점을 선취했다.
김상수의 초반 2실책 이후 삼성은 수비가 크게 흔들리는 기색을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이날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의 집중력이 워낙 좋았다는 점. 두산 타선이 장원삼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는 점에서 경기 초반 2실책은 경기 흐름을 확고하게 두산 쪽으로 흐르게 한 원인이 됐다. 김상수는 경기 중반 좋은 수비를 선보였으나 1회 2실책이 너무나도 컸다. 1년 128경기를 치르다 보면 별 일이 다 있다. 김상수의 이날 2실책도 삼성으로선 안 좋은 별일이었다. 하지만, 삼성으로선 그 안 좋은 별 일로 LG와의 승차를 벌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김상수의 실책이 두산과 삼성의 운명을 뒤바꿔놓았다.
[1회 실책 장면.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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