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강산 기자] 빠르지는 않았지만 타이밍을 뺏기에는 충분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 대신 활용한 느린 직구가 통했다. 넥센 히어로즈 좌완 오재영 무실점 호투로 시즌 2승에 성공했다.
오재영은 4일 목동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97구를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1회와 3회 2차례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으나 롯데 중심타자 전준우와 강민호를 꽁꽁 묶으며 실점을 막은 것이 컸다.
이날 오재영은 최고 구속 143km 직구(62개)와 슬라이더(22개), 체인지업(7개), 커브(6개)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롯데 타선을 공략했다. 6개의 삼진을 잡아낸 결정구는 대부분 직구였다. 슬라이더와 직구의 구속 차는 최대 20km(슬라이더 최저 123km). 그만큼 승부처에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기에 효과적이었다. 롯데 중심타선(손아섭-전준우-강민호)을 상대로만 삼진 4개를 잡아내는 위용을 떨친 오재영이다. 결정구는 모두 직구였다.
1회는 다소 불안했다. 수비 실책에 발목 잡힐 뻔했다. 1회초 선두타자 황재균을 중견수 뜬공 처리한 오재영은 조성환을 3루수 실책, 손아섭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오재영은 위기에서도 침착했다. 전준우와 강민호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넘겼다.
2회에는 안타 2개를 맞고도 득점권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선두타자 정훈에 안타를 내줬으나 손용석을 3-6-3 병살타로 잡아내며 주자를 지웠다. 후속타자 황성용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문규현을 2루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3회는 1회와 비슷한 흐름. 황재균에 좌전 안타, 손아섭의 번트안타로 1사 1, 2루 위기에 봉착했으나 전준우를 삼진, 강민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2사 후 황성용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문규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는 깔끔했다. 선두타자 황재균을 138km 직구로 삼진 처리했고, 조성환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손아섭은 7구 끝에 142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이날 마지막 이닝에서 첫 삼자범퇴로 깔끔한 마무리에 성공한 오재영이다. 타선이 5회말 2득점, 3-0으로 달아나면서 마음도 한결 편안해졌다.
그런데 오재영의 2승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넥센은 7회 마운드에 오른 강윤구가 볼넷 2개를 내주며 흔들린 탓에 2-3, 한 점 차까지 추격당했다. 8회초에도 한현희가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으나 마무리 손승락을 조기 등판시키는 강수를 두며 실점을 막았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긴 넥센은 9회말 2사 2루에서 오윤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한 뒤 계속된 1, 2루에서 서건창의 적시타까지 더해 5-2, 3점 차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오재영은 그제야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마무리 손승락이 9회를 실점 없이 막고 경기를 매조졌다. 오재영의 2승이 확정된 순간이다.
4강 경쟁 중인 팀에 큰 힘을 보탠 그의 표정은 무척 밝았다. 그는 경기 후 "원래 내 패턴은 변화구를 앞세운 완급조절이었지만 오늘은 힘 싸움이었다. 그만큼 직구에 자신이 있었다"며 "다음 경기에서도 그만큼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 내겠다"고 말했다.
[시즌 2승째를 따낸 넥센 오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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