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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안타와 볼넷. 하지만 실점은 없었다. 그리고 위기를 넘긴 상대는 밀워키에서 유일한 3할 타자였다.
임창용(시카고 컵스)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경기에 등판했다. ⅔이닝 1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
임창용은 지난 5일 콜업되며 '메이저리그 선수'가 됐지만 마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공교롭게도 약팀인 컵스가 연이어 승리했기 때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이기에 접전보다는 점수차가 큰 상황, 팀이 이기고 있을 때보다는 지고 있을 때가 등판 가능성이 높았다.
이날 드디어 등판 기회가 주어졌다. 임창용은 팀이 3-4로 뒤진 7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산전수전 다 겪은 임창용이지만 긴장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첫 타자 션 할튼과 만난 임창용은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절 동료였던 아오키 노리치카에게는 볼카운트가 3-1으로 몰린 뒤 좌전안타를 맞았다.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한 상황에서 두 명의 주자를 내보낸 것. 여기에 다음 타자는 밀워키 유일의 3할 타자인 진 세구라였다. 이날 전까지 세구라는 타율 .303를 기록, 내셔널리그 타율 부문 13위에 올라 있었다. 특히 40개의 도루를 기록, 내셔널리그 이 부문 1위에 오르며 빠른 발을 과시하고 있는 선수다.
임창용은 최악의 상황에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임창용은 초구 88마일(약 142km)짜리 패스트볼을 던져 유격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 스탈린 카스트로가 잡아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했다. 덕분에 임창용은 빅리그 첫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실 이날 임창용의 등판은 결과보다는 등판 자체에 의미 있었다. 하지만 실점을 할 경우 본인도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임창용은 밀워키 유일한 3할 타자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자신의 진가를 과시했다.
[시카고 컵스 임창용.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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