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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임창용에게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때린 선수는 다름 아닌 전 팀 동료였다.
임창용(시카고 컵스)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경기에 등판했다. ⅔이닝 1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
임창용은 지난 5일 콜업되며 '메이저리그 선수'가 됐지만 마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공교롭게도 약팀인 컵스가 연이어 승리했기 때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이기에 접전보다는 점수차가 큰 상황, 팀이 이기고 있을 때보다는 지고 있을 때가 등판 가능성이 높았다.
이날 드디어 등판 기회가 주어졌다. 임창용은 팀이 3-4로 뒤진 7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산전수전 다 겪은 임창용이지만 긴장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첫 타자 션 할튼과 만난 임창용은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다. 다음타자는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 시절 팀 동료였던 아오키 노리치카. 임창용은 2008년 야쿠르트에 입단한 뒤 아오키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인 2011년까지 4시즌간 함께 했다. 임창용은 마무리 투수로, 아오키는 팀의 주축타자로 활약했다.
2004년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입단한 뒤 줄곧 팀내 간판 스타로 활약했던 아오키는 센트럴리그 타율왕에 3차례(2005, 2007, 2010) 오르며 포스트 이치로로 불렸다. 일본 프로야구 통산 타율이 .329에 이른다.
2011시즌을 끝으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돈대신 명예를 택하며 미국으로 진출한 아오키는 지난해 151경기에서 타율 .288 10홈런 50타점 30도루 81득점을 기록한 데 이어 올시즌에도 133경기에서 타율 .289 7홈런 32타점 18도루 67득점으로 활약 중이었다.
임창용은 초구 90마일(약 145km)짜리 패스트볼을 집어 넣으며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하지만 이후 볼 3개를 던지며 볼카운트가 3-1으로 불리하게 됐다. 이어 89마일(약 143km)짜리 패스트볼을 던지다가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임창용의 메이저리그 첫 피안타. 그래도 임창용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다음 타자 진 세구라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야쿠르트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던 그들이 같은 지구팀 상대 선수로, 그것도 미국에서 만났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우리 인생이 임창용과 아오키의 맞대결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시카고 컵스 임창용.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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