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중단 사태에 대해 맹비난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는 지난 8일 메가박스의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 사태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는 "상영중인 영화가 정치적인 이유로 스크린에서 철수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영화평론가들은 깊은 자괴감과 함께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본 사태는 과연 우리가 21세기에 살고 있는지, 또한 자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게 맞는지를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상영 이틀 만에 내려진 극장 측의 조치에 의혹을 제기하고, 해명과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협회는 "본 천안함 사건 다큐멘터리영화가 국가적 심의행정기관으로부터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유족과 군장교 일부인사가 영화의 내용과 관점을 의심하고 반대하여 법에 호소하는 길을 찾은 것은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법원에 의해 상영금지 가처분신청 소송이 기각된 상황에서 어느 극렬 보수단체가 극장앞 시위 통고 등으로 멀티플렉스를 위협한 것은 지극히 잘못된 방법이다. 시장의 선택과 국민의 판단 우위에 서려는 무지한 태도이며, 법을 무시하고 보수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처사"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과 가치, 사실판단과 해석을 구별하지 못하며 또한 보수와 극우, 진보와 종북을 구별하지 못하는 상황이 개탄스럽다. 한국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중단 사건의 본질은 이 다큐멘터리영화가 취하는 사상과 내용, 관점에 있지 않다. 국민 누구도 정부의 발표 내용을 의심하고 반대할 권리가 있으며, 상영중인 영화는 정치적인 이유로 상영이 중단될 수 없다. 일제 치하로 되돌아간다면 모를까"라고 말했다.
앞서 메가박스 측은 개봉 이틀 만에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돼 일반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배급사와 협의 하에 부득이하게 상영을 취소하게 되었다"며 '천안함 프로젝트'의 제작사 아우라픽처스에 상영 중단을 통보했다.
이에 영화계는 9일 오전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는 제작자인 정지영 감독과 연출자 백승우 감독을 비롯해 영화인회의,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여성영화인모임, 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10년 일어난 천안함 사건을 소재로 한 '천안함 프로젝트'는 개봉 하루 전인 4일 해군 장병과 유가족 대표 측이 낸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이 기각되며 우여곡절 끝에 5일 개봉됐다.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포스터. 사진 = 아우라픽처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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