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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구 김진성 기자] “동작을 정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죠.”
9일 강원도 양구 문화체육회관. 지난 7일 개막한 KBS배 전국리듬체조대회 마지막 날 경기가 진행됐다. 손연재(19, 연세대)가 특별공연을 펼쳐 주목을 받았지만, 사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리듬체조 유망주들에게 더 의미가 있고, 더 중요한 대회였다. 한국 리듬체조의 어제와 오늘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특히 초등부 선수들이 눈에 띄었다. 리듬체조는 종목 특성상 20대 초반이면 선수생명이 끝난다. 대부분 초등학교 저학년 때 선수생활을 시작하는 편이다. 몸이 유연하기 때문에 연기의 안정감과 창의성을 키우는 데 용이하다. 따지고 보면 한국 리듬체조의 미래는 초등부, 중등부 선수들에게 달렸다. 그래서인지 이날 종목별 결선에 참가한 초등부, 중등부 선수들은 경기 직전까지 지도자들과 호흡하며 세밀한 동작의 완성도를 높였다.
KBS 변해심 해설위원은 “초등학생와 중학생 선수들은 고등학생 언니들 보다 난도가 낮다”라고 했다. 이어 변 위원은 “주니어 대표를 했던 김한솔과 천송이의 난도는 이미 수준급이다”라고 했다. 초등학생 선수들은 아무래도 경력이 짧기 때문에 디테일하면서도 섬세한 감정 연기 및 수준급 완성도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
변 위원은 “난도 소화를 잘 하는 아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들도 있는데, 중요한 건 수구 조작과 동작의 정확성이다. 난도보단 정확성을 기해야 한다”라고 했다. 정확성은 곧 실수의 유무에 영향을 미친다. 손연재가 참가하는 시니어 국제대회를 보면 실수 한 번에 0.001점 차로 메달 색깔이 달라진다. 난도는 경험을 쌓으면서 높이되, 현 시점에선 동작의 정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변 위원은 “리듬체조는 수구, 동작, 음악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이게 잘 맞지 않으면 점수가 내려가게 돼 있다”라고 했다. 이날 초, 중, 고 유망주들은 각자 개성있는 음악에 창의성 있는 동작을 갖고 나왔다. 성공한 선수도, 실패한 선수도 나왔다. 변 위원은 어린 선수들의 승부는 여기서 갈린다고 했다.
또 하나. 변 위원은 “손연재가 이번 대회서 재능기부를 했다. 예전에 박세리 키즈가 있었다. 손연재를 보고 리듬체조를 시작한 어린 선수들이 많아졌다. 유망주들이 예전 유망주들보다 신체조건, 유연성이 훨씬 더 좋다”라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손연재의 등장으로 국내 리듬체조 수준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 이렇듯 전문가가 지적한 리듬체조 유망주들의 과제는 명확하다. 난도 수준이 아닌 정확한 연기다. 세계 톱랭커로 성장한 손연재 역시 마찬가지다.
[손연재(위), 천송이(아래). 사진 = 양구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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