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지난 주말 LG와 삼성의 주말 2연전은 2차례 순위 변동 외에도 빈볼 논란을 남겼다.
배영섭(삼성)은 8일 열린 LG전에서 1회 선두타자 홈런을 때린 후 6회 레다메스 리즈(LG)의 포심 패스트볼에 헬멧을 맞고 병원으로 후송됐다. 리즈는 6회를 무실점으로 마친 뒤에 했던 세리머니로 인해 비난을 받았다.
경기가 끝나고 하루 뒤인 9일에도 리즈를 향한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올해만 해도 나지완(KIA)의 몸에 맞는 볼로 인한 KIA와의 벤치 클리어링, 최근 최정(SK)을 향한 2개의 몸에 맞는 볼 등으로 문제가 됐던 리즈였기에 팬들의 분노는 더했다.
분명 고의는 아니었다. 이는 삼성 선수들의 행동을 통해 알 수 있다. 선수들은 평소 "투수가 던진 공이 고의적인 빈볼인지 아닌지는 쉽게 구분이 된다"고 말한다. 삼성 선수들이 고의적인 투구로 생각했다면 곧바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겠지만, 삼성 선수들은 7회 박석민까지 몸에 맞는 볼로 나갔음에도 벤치를 박차고 나오지 않았다.
일부러 던질 수 있는 상황과도 거리가 멀었다. 당시 3-1로 앞서던 LG는 무사 1루에서 배영섭을 상대했다. 배영섭이 출루하면 최소 무사 1, 2루가 되고, 주자 2명이 모두 들어오면 동점이었다. 1위 다툼을 하고 있는 경기의 박빙 흐름, 볼카운트 1B-2S에서 의도적인 빈볼을 던질 필요는 없었다. 더군다나 배영섭은 1회초 선두타자 홈런을 친 뒤에도 LG를 자극할 만한 동작을 하지 않았으므로 보복의 의미도 담기지 않았다.
이닝을 마친 뒤 리즈 역시 혼란스러워했다. LG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6회초를 마친 뒤 리즈는 배영섭의 상태를 궁금해 했다. 통역이 분주하게 움직였고, 자신이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에 배영섭에게 큰 이상이 없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리즈는 배영섭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6회초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나서 보여줬던 리즈의 세리머니는 경솔했다. 큰 위기를 벗어나기는 했으나 상대 선수가 자신의 공에 맞아 경기에서 빠진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행동을 한다는 점에서 리즈도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 뒤가 문제였다. 팬들이 리즈를 성토했고, 한 포털사이트에는 'KKK(Ku Klux Klan)'가 리즈를 잡는 내용의 웹툰이 올라와 인종차별 논란까지 일었다. 지금은 삭제됐지만, 리즈뿐만 아니라 쉐인 유먼(롯데), 데니 바티스타(한화) 등 다른 외국인 선수들도 만약 봤다면 불쾌할 수 있던 내용이었다.
'KKK'는 백인 이외의 모든 인종을 배척하는 백인우월주의적 집단이기에 흑인인 리즈가 아닌 다른 국내 선수가 그 자리에 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국내 선수가 리즈와 같은 행동을 했다고 해서 그런 웹툰이 올라왔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힘들다. 이 웹툰만 통해서 본다면 리즈는 잘못된 행동보다 자신의 피부색으로 주목을 받은 것이다.
리즈를 포함한 외국인 선수는 국내 프로야구 속의 마이너리티(소수자)다.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죄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잘못한 것 이상의 비난도 없어야 한다. 국내 선수가 아니고 언젠가는 떠날 선수라 해서 감정적으로 가중처벌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레다메스 리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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