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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돌고 돌아 다시 선발이다. 한화 이글스 데니 바티스타가 24일 만에 선발 복귀전을 치른다.
한화는 14일 대전구장서 열리는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바티스타를 선발로 예고했다. 지난달 21일 롯데전 이후 첫 선발 등판. 구위 회복만 증명한다면 절반 이상의 성공이다.
바티스타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팀의 실질적 에이스였다. 올해 선발로 나선 20경기 성적은 6승 7패 평균자책점 4.38. 아주 인상적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초반부터 무너진 한화 선발진의 중심축 역할을 하며 고군분투했다. 특히 지난 27일 SK 와이번스전 구원 등판 이전까지 한화에서 구원 등판 없이 선발로만 나선 투수는 바티스타가 유일했다.
6월까지만 해도 150km대 초중반을 쉽게 찍던 바티스타는 강속구에 120km대 커브를 곁들여 많은 삼진을 솎아냈다.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다 낙차 큰 커브를 하나 떨어트리면 타자들의 방망이는 어김없이 헛돌았다. 올 시즌 3차례나 10개 이상의 삼진을 솎아내며 시즌 중반까지 탈삼진 부문 리그 1위를 달린 바티스타다.
그런데 갑자기 직구 구위가 떨어졌다. 여름에 접어들면서 최고 구속은 140km대 후반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어깨에 피로감을 느꼈다.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주로 구원으로 나서던 그가 밥 먹듯이 100구 이상을 던지니 무리가 갔다. 메이저리그서 뛰던 200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7차례,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던 2006~2007년까지 9차례, 총 16차례 선발로 나섰다. 이후에는 메이저와 마이너를 통틀어 단 한 차례도 선발 등판 기록이 없었다. 갑자기 풀타임 선발로 나서다 보니 피로감은 어쩔 수 없었다.
결국 바티스타는 7월 16일 KIA전 이후 24일간 개점휴업했고, 지난달 9일 삼성전서 다시 마운드에 올라 승리를 따냈다. 이날 바티스타의 직구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그러나 나흘 뒤인 LG전서는 146km를 찍는 데 그쳤고, 가장 최근 선발 등판인 지난달 21일 롯데전서도 3이닝 만에 물러났다. 8월부터는 한용덕 코치와 함께 연마한 체인지업을 실전에 활용했지만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구원으로 돌아선 그는 5경기에서 13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08로 비교적 잘 던졌다. 위기 상황에서 항상 출격했다. 그러나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젊은 투수들로 로테이션을 꾸리다 보니 초반에 무너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한화 김응용 감독도 "젊은 투수들이 선발만 시키면 잠을 못 자는지 초반에 무너진다"며 아쉬워했다. 결국 한화는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바티스타 카드를 꺼내 들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코칭스태프의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불펜에서 부진을 보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선발 전환한 지난해와는 상황이 다르다. 바티스타로선 선발투수로서 보여줄 건 이미 보여줬다. 기대 요소는 충분하다. 그의 선발 복귀전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인다. 많은 이들은 그의 시원시원한 강속구를 다시 보고 싶어한다.
[한화 외국인투수 데니 바티스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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