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실질적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가 6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희대 빅3(김민구, 김종규, 두경민)를 위한 신인드래프트. 현 시점에서 이들의 지명 순번을 점치는 건 매우 어렵다. 로러티픽(KCC, KT, LG, 동부)을 가진 팀들의 이해관계가 엇갈려있기 때문. 하지만, 이들이 프로농구에 데뷔해서 실질적으로 어떤 파급효과를 낳을 것인지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전망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현재 이들이 처한 환경과 프로의 냉정한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
▲ 빅3은 너무나도 지쳤다
경희대 3인방의 2013년 스케줄이 너무 빡빡하다. 소속팀 경희대에 각종 대표팀 차출까지. 겨우 대학 마지막 시즌을 마치려고 하니 곧바로 2013-2014 프로농구 데뷔시즌이 눈 앞이다. 기본적으로 경희대가 강팀이니 경기를 많이 치렀다. 2월 MBC배를 시작으로 3~6월 대학리그, 8월 프로아마최강전과 대학리그 올스타전, 9월 대학리그 포스트시즌까지. 심지어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인천 전국체전에도 경기도 대표로 참가한다. 또한, 김종규와 김민구는 5월 동아시아선수권, 7월 윌리엄존스컵, 8월 아시아선수권에도 참가했다. 두경민도 5월 동아시아선수권에 참가했다. 경희대 3인방은 대표팀 합숙에 경희대 일정까지 병행하면서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현재 경희대 3인방은 내달 6일부터 15일까지 중국 텐진에서 열릴 동아시안게임 대표팀 훈련에 참가 중이다. 동아시안게임 대표팀은 5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 멤버와 똑같이 구성됐다. 경희대 3인방은 동아시안게임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전국체전서 경희대 고별전을 치러야 한다. 프로 팀에 합류하기도 전에 심각한 피로누적이 예상된다. 대학리그 포스트시즌 당시 김종규와 김민구의 몸은 정상이 아닌 듯했다. 특히 김종규는 왼쪽 발목이 크게 꺾여 베스트 경기력이 아니었다.
▲ 손발도 못 맞추고 프로팀 합류, 시즌 초반은 쉽지 않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프로아마최강전 당시 “경희대 3인방이 좋은 기량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이 프로에서 당장 소속팀의 전력을 끌어올리는 건 어렵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한 원로 농구인도 “농구는 단체 스포츠다. 경희대 3인방은 경희대에선 서로 시너지효과를 보면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했다. 하지만, 프로팀에선 새로운 동료와 처음부터 다시 호흡을 맞춰야 한다. 외국인선수와의 궁합도 맞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유재학 감독은 경희대 농구를 “몰아치는 농구”라고 했다. 냉정히 말하면, 스피드는 뛰어나지만 다소 정돈이 덜 되고 투박한 농구다. 그러나 프로는 업-다운 템포가 분명하고 수비 조직력이 대학과 비교할 수가 없다. 때문에 경희대 3인방이 각자 뿔뿔이 흩어져 새로운 프로 팀에서 곧바로 대학 시절의 탁월한 기량을 발휘할 것이란 장담을 하기가 어렵다. 지난해 신인 최대어 김시래도 유 감독 밑에서 플레이스타일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더구나 이들이 30일 프로팀에 지명이 되더라도, 당장 동아시안게임과 전국체전 일정 때문에 소속팀에 곧바로 합류하지도 못한다. 경희대가 전국체전 결승전에 나갈 경우 10월 24일 이후가 돼야 프로팀에 들어갈 수 있다. 프로농구 개막일은 10월 12일이다. 개막 2주가 지나서야 새로운 팀에 합류해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프로 적응에 들어간다. 여기에 경기력을 갉아먹는 체력저하도 감안해야 한다. 당장 경희대 3인방이 프로농구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건 그리 쉽지 않아 보인다. KBL이 아무리 수준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해도 신인들에겐 절대 만만한 리그가 아니다.
▲ 그래도 태풍의 핵이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경희대 애들이 어디로 갈지 신경 쓰인다”라고 털어놨다. 결국 프로농구 적응도 시간문제란 의미. 또 다른 농구인은 “체력 저하가 심각한 것 같은데, 프로에선 조절을 받게 돼 있다. 어차피 이들이 경희대에서처럼 40분 풀로 뛰긴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체력도 떨어져있고, 프로 특유의 조직력 농구에도 검증이 돼 있지 않으니 빡빡한 스케줄 속에서 출장시간 조절이 될 가능성이 크단 얘기다.
이 농구인은 “늦어도 4~5라운드엔 경희대 3인방의 진가가 나올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출장시간을 조절 받으면서 체력을 안배하고 서서히 동료와 호흡을 맞추다 보면 프로에서 통하는 건 문제가 없을 것이란 낙관론. 실제로 이들의 기술 흡수력은 좋다. 김종규와 김민구의 경우 아시아선수권서 유재학 감독 특유의 조직농구를 잘 받아들였다. 유 감독과 합숙도 했지만, 필리핀 현지에서 급하게 시도한 전술에도 잘 녹았다.
경희대 3인방이 로터리픽을 갖고 있는 팀에 입단해 시즌 중반 이후 잘 적응한다면 2013-2014시즌 판도는 아무도 모른다.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서 더더욱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프로농구도 또 다른 붐을 기대해볼 만 하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경희대 3인방의 프로농구 입성. 이제 초읽기에 들어갔다.
[위에서부터 김종규-김민구-두경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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