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힘들다니? 그러면 한 50경기만 하지?"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는 올 시즌 5경기도 남지 않았음에도 선두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선두 삼성 라이온즈(73승 2무 50패)와 2위 LG 트윈스(72승 52패), 3위 넥센 히어로즈(70승 2무 51패)까지는 아직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이 남아 있다. 4위 두산 베어스(70승 3무 53패)는 플레이오프 직행이 가능한 2위를 목표로 힘을 내고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무승부다. 4강 확정 팀 가운데 LG를 제외한 3팀은 최소 2차례 이상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승부는 승률 계산에서 빠지기 때문에 LG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는 아예 무승부가 없다. 몇 회가 되든 '끝장 승부'를 한다. 무승부 없이 승리와 패배만 있다. 복잡한 승률 계산이 필요 없다.
김응용 한화 이글스 감독은 전날(30일) 삼성전을 앞두고 "매년 제도가 바뀌었다. 끝장 승부도 했었고, 다승제로 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더블헤더도 없고, 비로 취소되는 경기도 많아서 일정이 복잡하다"며 "지금대로라면 1승 127무 한 팀이 우승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팀당 128경기를 치르는 올해 1승 127무의 성적이면 승률 10할(1.000)이다. 영락없는 1위다.
지난 2008년에는 무제한 연장, 이른바 끝장 승부를 시행했고, 이듬해인 2009년에는 다승제를 채택했다. 그러나 두 제도 모두 한 해 만에 폐지됐다. 다승제는 무승부를 패배와 같은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연장 12회까지 힘은 힘 대로 쓰고 얻는 게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김 감독이 내놓은 해결책은 메이저리그와 같은 끝장 승부다. 무승부가 없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것. "12회 연장으로 끝내는 일본의 룰을 따라갈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일본프로야구는 매년 수많은 무승부가 나오는데, 올 시즌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 12개 팀의 무승부를 더하면 총 39개다.
아울러 김 감독은 "끝장 승부가 힘들다고? 힘들면 한 시즌 50경기만 하지 그러냐"고 반문한 뒤 "할 수 없다. 선수들은 팬을 위해서 뛰는 것이다. 팬들은 비기는 경기가 아닌 승부 갈리는 것을 보러 야구장에 오는 것이다. 끝장 승부를 해도 그런 경기가 몇 번이나 나오느냐"고 말했다. 이어 "아니면 다승제는 어떤가. 그러면 무조건 이기려고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지난 2008년 6월 12일 목동 KIA-넥센전과 9월 3일 잠실 한화-두산전에서 끝장 승부가 펼쳐졌다. 단 2차례뿐이었지만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고, 경기가 너무 늦게 끝난다는 의견들이 많아 한 해만에 폐지됐다.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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